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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재난지원·손실보상 둘 다 필요"…野 "우려되는 상황"(종합)

등록 2021.02.04 00: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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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의혹에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머리 숙여

복수의결권 제도에 "벤처기업 더 커지게 할 기반"

최근 5년간 전통시장 이용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나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3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에게 소상공인 손실보상제, 손실의 소급 여부,  4차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제 시행의 우선순위 등을 따져 물으며 검증의 칼날을 세웠다. 특히 권 후보자가 지난 5년간 전통시장에 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소상공인·자영업자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인 그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쏠린 위장 전입 의혹이나 전통시장·온누리 상품권 미이용 등을 추긍하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부끄럽다"며 철저히 몸을 낮추면서도, 소상공인 손실 보상 소급적용 등 여야 정치권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주요 현안을 놓고는 "임명을 받으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라며 즉답을 피하거나,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았다.

권칠승 후보자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 중인 전국민 4차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를 놓고 "손실보상제도를 법제화해서 실제로 그 대상자에게 지급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며 "둘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투트랙의 접근을 강조했다. 4차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제를 함께 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권 후보자는 재원 조달 방안을 놓고도 여당 일부 의원이 제기한 바 있는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에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정부 발행 국채를 직접 사들여 지원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과 관련해 "(한은의 국채 인수를 통한 지원이) 미국의 피피피(PPP) 방식하고 비슷한 거 아닌가"라며 "그런거는 생각해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의견으로서"라고 말했다.

권 후보자가 이날 언급한 미국의 PPP 제도는 지난해 미국 연방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대출 프로그램'이다. 소상공인이 은행 대출금을 만기 이전에 임금이나 임대료 등 운전자금으로 다 쓰면 대출금 일부나 전체를 탕감해준다. 연방 중소기업청이 탕감된 액수만큼 대출금을 지역은행에 다시 지불하는 방식이다.

권 후보자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며 매출·영업익 급감 등 피해를 본 소상공인 지원 재원을 한국은행의 적자국채 직접 인수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의 견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적자국채 인수는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이를 직접 인수, 지원 재원을 대는 방식이다.

앞서 윤영석(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한은의 국채 직접 인수를 통한 지원 재원 마련에 관한 그의 견해를 물었다. 윤 의원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서도 다양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면서 "심지어는 100조원 정도의 손실보상재원을 적자국채를 한국은행에서 인수하고, 한국은행이 발권력으로 돈을 발행하겠다 하는데 우려되는 상황이 많지 않나"고 했다.

권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중기부 장관의 소관 사항이 아닌 한은의 발권력을 통한 지원 재원 조달 방식에는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정작 소상공인 피해보상 소급적용,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의 적합업종 지정 여부 등 부처 핵심 현안을 놓고는 두루뭉술하거나, 중기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답변을 내놓는 데 그쳤다.

권 후보자는 소상공인 피해보상 소급적용의 타당성을 묻는 야당 의원 질의에 대해 "임명을 받으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중고차 판매업의 생계형적합업종 지정에 대해서도 "중고차 문제는 소비자가 있는 부분이고 강약의 문제로만 자르기에도 어렵다"며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선정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해 약자 보호와 상생의 방식들을 중재하는게 현실적인 방안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자의 이러한 답변은 중기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권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산에 살고 있다가 선거 한달 전에 공천이 확정돼서 화성으로 내려갔다"며 "당시에는 주소를 옮기는 게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지만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복수의결권제도 도입의 부작용을 비판하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질의에 "크게 보면 벤처기업들이 더 커지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아울러 배달의민족과 한국신용정보를 통해 소상공인 경영 실태 파악에 나선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배달의민족에서 비식별로 상권 정보를 받기로 업무협약(MOU)을 했고, 한국신용정보 자료를 중기부에서 사기로 했다"며 "이런 내용들을 모두 추가 시키면 상권정보에 대한 정보가 고도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5년간 전통시장을 이용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권 후보자는 "거주지에 전통시장이 없고, (시장에)가려면 차로 30~40분 가량 걸린다"며 "상점가를 많이 이용하고, 아파트에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알뜰장을 이용한다"고 해명했지만 중기부 장관 후보자의 자격을 따지는 야당의 집중포화를 비껴가지는 못했다.

권 후보자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을 이용하지 못한 건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온누리 상품권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권 후보자는 "안 써봤다. 모바일상으로 연결만 돼 있고, 구매해 본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온누리상품권은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전통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009년 7월 도입한 제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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