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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재 체코대사관 "北 전력난 심각…설탕·식용유 없어”

등록 2021.02.10 08:45:00수정 2021.02.10 08: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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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제72주년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지난해 9월9일 평양 거리에 북한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1.02.10

[평양=AP/뉴시스]제72주년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지난해 9월9일 평양 거리에 북한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1.02.1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북한의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평양 주재 체코 대사관 관계자의 전언이 나왔다. 외국인이 구입할 수 있는 여러 물품의 가격이 올랐고 설탕 등 생필품은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평양 주재 체코 대사관 측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주민 중 26%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추정치를 "타당하다(logical)"고 평가했다.

미 중앙정보국은 지난 6일 새로 개편한 'CIA 월드 팩트북'에서 지난 2019년 기준 북한 전체 인구의 26%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시골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11%에 그친다고 밝혔다. 도시 지역의 전력 접근성 역시 36%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평양 주재 체코 대사관 측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전력에 접근할 수 있는 주민들조차 정전 문제로 언제나 전력을 이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사관 측이 전력을 사용하는 데 북한 당국이 어떠한 제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해와 달리 최근에는 여러 차례 대사관 구역(grid)에서도 정전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전 문제가 구역에 따라 다르게 발생하지만 전신주(poles)의 전력 품질에는 언제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력 부족으로 평양 내 대부분의 주택이 배터리가 들어있는 소형 태양열 집열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야간 시간대 약한 불빛이 켜져 있는 가구들의 수로 짐작할 때 최근 평양 내 가구의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가 태양열 집열판을 이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전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북한 전체에 전기가 없는 순간에도 지난달 열병식이 개최된 김일성 광장은 환하게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평양 외부의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국경봉쇄 이후 여러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지난 8일 인테르팍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생필품조차 사기 어려워졌다고 언급한 데 대해 "완전히 사실(completely true)"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북한의 외부 수입이 중단되면서 몇 달 동안 설탕과 식용유를 아예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콜릿, 커피, 간식거리, 과자, 치약 등 북한 기준으로 사치품, 준사치품으로 여겨지는 제품들 역시 당연히 없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현재 북한이 이 제품들의 대체품을 생산하려 하지만 북한이 생산한 제품들의 품질이 매우 나쁘다고 전했다. 아울러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통일거리시장(Tongil market)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야채와 과일은 모두 현지에서 재배된 것들로 판매 가격은 지난 겨울에 비해 오른 편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북한에 남은 일부 외국산 제품들의 가격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올랐다며, 일례로 인스턴트 커피 작은 병 하나에 미화 30달러 이상, 샴푸 및 샤워젤이 50달러 정도이며, 중국산 스카치 위스키가 10달러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1년 동안 국경을 봉쇄하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북한이 현재 겪고 있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특히 우편 서비스 중단과 북한 은행을 겨냥한 국제 사회의 제재로 현금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많은 해외 공관들이 문을 닫거나 그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를 수송할 수 있는 의료지원 수송기(Medivac)가 없어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는 등 긴급 상황에서 급히 이동할 수도 없다고 관계자는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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