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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전담 교사 있나요?" 울산 학교들 새학기 앞두고 업무분장 골머리

등록 2021.02.18 11: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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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교무행정전담팀' 의무화 추진…선뜻 나서는 교사 없어

전체 학교 246곳 중 66%만 구성…'있으나 마나'한 제도 우려도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차 온라인개학을 한 16일 오후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0.04.16. gorgeouskoo@newsis.com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차 온라인개학을 한 16일 오후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0.04.16.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시교육청이 학교업무를 정상화하고자 올해부터 학교 내 '교무행정전담팀' 구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 정작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업무 분장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새 학기를 불과 2주가량 앞둔 상황에서 교무행정을 ‘전담’하겠다며 선뜻 나서는 교사도 없을뿐더러, 학교 구성원 모두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교무행정전담팀'이 있으나마나한 제도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울산지역 초·중·고교(특수 포함) 전체 246곳 중 교무행정전담팀이 구성된 곳은 66%(163개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34%(33개교)는 아직 구성 전이거나 여러 사정에 의해 구성되지 못했다.
 
울산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업무정상화 기본계획’에 따르면 관내 모든 공·사립 초·중·고·특수학교는 2021학년도 교무행정전담팀 구성·운영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담임교사의 행정업무 최소화를 위해서다.

이 계획은 학생 중심 수업을 위한 교직원 업무 경감과 불필요하고 관행적인 업무를 혁신해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 조성을 골자로 한다.

특히 교무행정전담팀은 학교업무정상화 지원체제 구축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제시됐다.

교무행정전담팀 구성원은 교(원)감, 비담임교사, 교육업무실무사 등이다. 이들은 일반 행정과 교육활동을 제외한 나머지 교무행정 업무를 도맡는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이와 관련된 업무 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실천교육교사모임 관계자는 “예전에도 팀장으로 교감을, 팀원으로 교무업무실무원을 두고, 업무부장(보직교사) 등을 넣어 서류상으로만 만들었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름만 교무행정전담팀으로 묶어논 것”이라며 “올해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새 학기 업무지망서 제출 참고자료로 주어지는 업무분장표를 확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용은 바뀐 게 없었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교무행정전담팀을 선뜻 하겠다고 나서는 교사가 없다는 점이다. 의지를 보이는 교사들도 극소수인데다, 학교마다 이를 받아들이는 흡수력도 천차만별이어서 내부 혼란은 가중된다.

실제로 지역 모 초등학교는 교무행정전담팀 준비 단계에서부터 내홍을 겪었다. 전담하게 되는 교사가 수업시수를 10시간으로 줄여야하는데, 3~6학년 담임교사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교무행정전담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결국 구성원 협의 단계에서 막힌 것이다.

또 교육업무실무사의 미협조로 교무행정전담팀 구성이 힘들어 아예 도입하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울산학교비정규직노조는 “업무는 줄지 않고 일방적으로 교육업무실무사의 업무폭탄을 강요하는 시스템”이라며 지적한 바 있다.

지역 초등교사 A씨는 “똑같은 양의 업무를 누군가가 더 맡아서 하는 것인데 누가 나서겠냐. 의무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게다가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는 사람인데, 교무에 파묻혀 본업인 교육에 소홀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 학교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는 30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무행정전담팀' 구성과 관련해 당사자인 실무사들과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시교육청을 규탄하고 있다. 2020.12.30. gorgeouskoo@newsis.com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 학교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는 30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무행정전담팀' 구성과 관련해 당사자인 실무사들과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시교육청을 규탄하고 있다. 2020.12.30.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회의와 연수 등을 통해 교무행정전담팀 구성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내 모든 학교에 100% 구성이 목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여건에 따라 구성원 회의를 통해 업무분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해를 돕기 위해 전반기 내 학교업무정상화연수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정상화 추진에 적극 참여하겠다, 꼭 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이 많이 들어온다”며 “앞으로 학교업무지원단에서 각 학교마다 찾아가는 등 학교현장지원과 모니터링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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