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하늘도 지상도 공포의 10여분…엔진고장 美여객기 비상착륙(종합)

등록 2021.02.21 14:53:28수정 2021.02.21 14:59:2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브룸필드에는 거대 엔진 파편 등 잔해 화산재처럼 쏟아져

인명피해 없어 다행…"죽는줄 알았다. 조종사, 놀라운 일 해내"

[브룸필드( 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브룸필드 경찰이 공개한 덴버공항에 비상착륙한 비행기의 파편 낙하사고현장 사진.

[브룸필드( 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브룸필드 경찰이 공개한 덴버공항에 비상착륙한 비행기의 파편 낙하사고현장 사진.

[브룸필드(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승객 231명과 승무원 10명을 태우고 20일(현지시간) 덴버에서 호놀룰루로 향하던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보잉 777-200 여객기가 오른쪽 엔진에 심각한 고장을 일으켜 덴버 공항으로 회항, 비상착륙에 성공할 때까지 약 10분 간은 비행기 안의 승객들은 물론 덴버 공항 인근 브룸필드 시민들에게도 세상 종말을 알리는 듯한 공포의 순간이었다.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기다려온 휴가 여행을 위해 유나이티드 328편에 탑승했던 데이비드 델루시아는 "모든 것이 끝나는 줄 알았다.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시신 신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아내와 함께 주머니에 운전면허증이 든 지갑을 챙겨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무서웠다. 무사히 비상착륙에 성공한 조종사는 정말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고마워 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은 브룸필드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덴버 교외의 브룸필드에는 직경 4.5m에 달하는 거대한 엔진 파편이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주택 한 채와 트럭을 부수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체육 시설들과 주택가 정원 등에 섬유유리나 단열재 조각 등 항공기의 부서진 잔해들이 화산재가 쏟아지듯 떨어져내려 주민들의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유나이티드 328편이 이륙 직후 오른쪽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엔진 고장으로 날개 아래에서 불길이 치솟은 후 고도를 잃기 시작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는 비행기 엔진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을 보여준다. 또 다른 영상은 엔진 속 회전 날개가 부러진 모습을 보여줬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사고 원인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브룸필드(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미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 한 대가 20일(현지시간) 엔진 고장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덴버 공항으로 회항하고 있다. 이 여객기는 덴버 공항에 무사히 비상착륙했다. 그러나 회항까지 10여분 간 비행기 안의 승객들은 물론 사고기 파편이 화산재 쏟아지듯 쏟아져내린 지상 브룸필드 주민들은 공포의 순간을 맛봐야만 했다. 2021.2.21

[브룸필드(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미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 한 대가 20일(현지시간) 엔진 고장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덴버 공항으로 회항하고 있다. 이 여객기는 덴버 공항에 무사히 비상착륙했다. 그러나 회항까지 10여분 간 비행기 안의 승객들은 물론 사고기 파편이 화산재 쏟아지듯 쏟아져내린 지상 브룸필드 주민들은 공포의 순간을 맛봐야만 했다. 2021.2.21

이날 사고 여객기가 불길에 휩싸인 채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유난히 낮게 나는 것을 보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타일러 탈이라는 브룸필드 주민은 "폭발과 함께 비행기 파편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커비 클레멘츠라는 주민은 아내와 함께 집 안에 있었는데 거대한 항공기 엔진 잔해가 세워져 있던 그의 트럭으로 떨어지는 것과 함께 많은 단열재 덩어리들이 뒷마당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클레멘츠는 "파편이 트럭에서 불과 3m 거리에 있던 집으로 떨어졌거나, 트럭에 타고 있었다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여객기 엔진 고장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8년 4월 뉴욕발 댈러스행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에서 발생한 엔진 고장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3만 피트 상공에서 보잉 737기의 부러진 엔진 날개가 항공기 유리창을 깨면서 여성 승객 1명이 숨졌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