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거취 오늘 결론…사의 철회할까, 文 사표 수리할까
나흘 숙고 마친 申, 청와대 출근…文 주재 티타임 참석
사의 고수 땐 文 사표 수리 불가피…인사 책임론 부담
사의 철회 땐 공개 재신임할 듯…수보회의 메시지 주목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2.31. [email protected]
신 수석이 청와대로 출근하는 것은 휴가원을 제출했던 지난 18일 이후 나흘 만이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휴가 희망 의사를 밝힌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의 결재 끝에 주말까지 총 나흘 간 향후 거취에 대한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신 수석이 문 대통령의 두 차례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그대로 유지한 채 휴가를 떠났다는 점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신 수석이 사퇴 수순을 밟았다는 시각과 '항명 사태' 수습을 위한 냉각기 차원의 시간이 필요했을 수 있다는 등 관측이 교차했다.
휴가 이후에도 신 수석의 검찰 시절 지인들로 추정되는 인사들 중심으로 사퇴를 기정 사실화하거나, 신 수석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갈등 구도를 부각한 기사들이 계속되자 청와대는 논란 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0일 자신 명의의 두 차례 공지를 통해 추측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특히 청와대는 검사장급 검찰 인사 과정에서 신 수석과의 이견 조율이 덜 끝난 상황에서 이뤄진 법무부의 공식 발표를 두고, 문 대통령이 법무부의 발표 이후 사실상 '사후 추인' 형태로 재가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즉시 부인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18. [email protected]
반면 법무부가 대통령에게 검찰 인사안 재가를 얻는 과정에서 청와대 의사결정 시스템을 둘러싼 문제점이 확인된 만큼 내부 책임론 확산을 피하기 위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문 대통령이 이미 신 수석의 사의를 두 차례나 만류했다는 점에서 더이상 신 수석을 붙잡아 둘 명분이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신 수석이 나흘 간 숙고한 끝에 내린 거취에 대한 결론을 문 대통령이 존중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이날 오전 참모진 티타임에서 신 수석 거취는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지는 오후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신 수석 참석 여부가 공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청와대 또한 문 대통령의 사표 수리가 됐든, 신 수석의 사의 철회가 됐든 최종 결론을 곧바로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02.15. [email protected]
게다가 기존의 비(非) 검찰출신 민정수석 기조에서 벗어나 신 수석을 발탁했다는 상징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7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석열 검찰총장 후임 인선, 여권이 추진 중인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방향의 '검찰개혁 시즌 2' 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반대로 신 수석이 사의를 자진 철회할 경우에도 정상적인 업무 복귀를 위한 문 대통령의 재신임 계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표 반려 사례에서처럼 문 대통령이 공개 재신임을 하고 신 수석이 수용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어지는 수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공개 발언을 통해 메시지를 내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식의 결론이든 간에 오늘 중으로는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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