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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화이자 백신 연이은 낭보…고령층 접종 앞당겨지나

등록 2021.02.2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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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서 AZ백신, 고령층 투여 효과

"AZ백신, 고령층에 접종할 충분한 근거"

화이자 허가 눈앞, 보관 온도 개선 기대

당국은 신중 "다른 나라 사례보고 검토"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취업인력교육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현품(빈병)이 공개되고 있다. 2021.02.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취업인력교육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현품(빈병)이 공개되고 있다. 2021.0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정성원 기자 =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고령층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 접종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화이자 백신도 허가를 앞두고 있어서 당초 예상했던 3월말~4월초보다 이른 접종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고령층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당국은 해외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4일 국제 의학지 '랜싯'에는 영국 에딘버러대 연구진 등의 스코틀랜드 백신 예방접종 예비 분석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을 지난해 12월8일부터 이달 15일 사이 접종한 약 114만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1회 접종한 사람들의 병원 입원 비율을 백신 미접종 인구 집단과 비교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자들은 접종 28~34일이 지나자 입원 예방 효과가 84%로 최대치에 도달했는데 백신 종류별 효과는 화이자가 85%, 아스트라제네카가 94%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 연구가 주목되는 건 접종자의 65%에 달하는 74만여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라는 점이다. 65~79세가 53만5607명, 80세 이상이 20만6729명이다.

아직 예비 분석 결과이면서 동료 심사(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이 보고서에선 백신별로 나이대에 따른 효과가 세분화되지 않았지만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80세 이상 접종자들의 입원 위험은 81% 감소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에선 65세 이상 인구에 대해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으며 나이대가 올라갈수록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비율이 더 컸다.

이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안전성과 효능은 물론 중증질환·사망 예방효과도 확인됐지만 예방 효과 측면에서 통계적 유의성 입증이 부족해 추가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고령자 접종 일정을 조정한 한국 상황과는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목 허가 때 아스트라제네카가 예방효과 확인을 위해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고령자 참여자가 660명(7.4%)으로 부족해 고령자 접종에 신중할 것을 주의사항에 기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당초 26일부터 시설 거주 고령자와 종사자 64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시험에서 고령층 비율이 낮아 효능을 담보하기 어려워 65세 이상은 제외했다. 26일부터는 65세 미만의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27만2000여명만 접종을 한다.

고령층은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취약계층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지난 22일 국내 1562명의 코로나19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사망자의 56.6%가 80대 이상, 27.3%가 70대, 11.5%가 60대였다.

정부가 제시했던 시설 거주 고령층의 접종 시기는 3월말~4월초였다. 이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추가 임상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백신 접종을 했던 국가에서 고령층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접종 시기를 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75만명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 원래 계획했던 시설 거주 고령자와 종사자 64만8000여명을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연령층 효과에 대한 논란에 매우 중요한 근거가 확보됐다"며 "이 정도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게 접종할 충분한 근거라고 볼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백신도 국내 사용 허가 여부를 앞두고 있어서 고령층이 접종하게 될 백신 종류가 늘어날 전망이다. 화이자 백신 임상 시험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전체의 21.9%, 8018명에 달한다.

화이자 백신은 50만명분이 3월말까지 들어오기로 돼있어서 이번에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시설 거주 고령층 37만6000여명이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 냉동 보관·유통이 필요하지만 최근에 기준 온도를 영하 15~25도로 낮춰도 괜찮다는 내용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됐다. 백신 보관 온도가 실온 또는 냉장 수준으로 가능해지면 방문접종 등 활용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 FDA에서 심사를 해서 영하 20도도 괜찮다고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게 된다면 (접종이) 한결 편해질 것"이라며 "요양원같은 곳엔 백신 버스를 만들어서 접종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땅이 넓은 건 아니니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스코틀랜드의 중간 결과 외에 다른 나라의 접종 상황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대본 관계자는 "스코틀랜드 중간 결과는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 해당 논문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다른 나라 사례들도 같이 보고 고령자 접종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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