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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은 되는데 온은 왜 안되나…신동빈, 외인에 막강 권한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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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1 06:00:00  |  수정 2021-03-08 09:40:47
출범 1년 앞둔 롯데온, 성과는 미미
책임자 교체하고 외부인물 수혈
온·오프 시너지가 성공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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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롯데쇼핑이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이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한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매년 1조1000억원의 적자를 내도 주주로부터 보전받는 기업과는 경쟁하지 않겠다."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한 발언이다. 1년여가 지난 지금, 그 상대였던 쿠팡은 뉴욕증시행 대박을 터뜨렸고, 롯데온의 입지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전통적인 유통 강자 롯데가 온라인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그룹 차원의 위기가 닥치며 시장 공략 타이밍을 놓친데다, 보수적 기업문화 및 인사가 이커머스 사업과는 맞지 않는다는 외부의 시각도 있다.

롯데온 사업을 이끌어온 책임자를 교체하고 외부 수혈을 할 예정인데, 새 인물이 얼마나 막강한 권한을 가졌는지 여부에 따라 롯데온의 성패가 갈린다는 평이 나온다.
롯데온 이끌던 수장 교체...외부수혈 예정
최근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실상의 경질인데, 롯데는 경질이라는 점을 숨기지도 않았다.

롯데지주는 지난 25일 입장자료를 통해 조 사업부장이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롯데온 등의 사업을 이끌어왔으나, 안정적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롯데온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했다.

통상 기업들은 새로운 인물을 선임할 때 설명 자료를 내곤 하지만 물러날 때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 이 때문에 담당자가 물러난다는 점을 공식 멘트로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외부에서 보기에도 놀라운데 내부의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는 조만간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롯데온을 정상화 궤도로 올릴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롯데 안팎에서는 롯데온을 새로 맡을 인물에게 신 회장이 얼마나 큰 권한을 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을 위시한 유통 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기존 임원들을 컨트롤할 수 있을 만큼의 강력한 권한 없이는 사람을 바꿔도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란 예측이다.
신세계는 되는데 롯데는 왜 안되나
롯데온은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를 모은 통합 온라인 몰이다. 지난 4월 출범 당시 '유통판 넷플릭스'가 되겠다며 야심차게 닻을 올렸다. 하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불안정하고, 물리적으로는 통합이 됐지만 시너지는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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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세계 통합 쇼핑몰 SSG닷컴의 '새벽배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커머스 업계가 폭발적 성장기를 맞은 상황이라 수혜를 입은 기업과 비교되는 측면도 크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7.0% 늘었다. 롯데와 비슷하게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37% 증가했다.

물론 롯데온과 SSG닷컴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란 어렵다. SSG닷컴이 2019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기는 했지만 이미 2014년부터 통합몰을 선보여 무르익은 상태였다. 이 기간 동안 롯데는 형제의 난에 휘말리는가 하면 정치적 이슈로 신 회장이 구속되는 등 암흑기에 놓여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사업 모델은 비슷하다. 두 회사 모두 이미 구축된 오프라인 유통망을 온라인 사업에서도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두 회사 다 기존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신선식품에 강점이 있다. 쿠팡의 경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느라 거액의 투자금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롯데나 신세계는 대형마트 후방공간을 PP센터로 구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비교적 적은 돈으로 온라인 장보기에 대응할 수 있다.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채널의 시너지가 이들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역량을 키우는는데도 신경썼다. 월계점을 '미래형 매장'이라는 콘셉트로 새단장하는 등 기존 점포를 활발하게 리뉴얼했고, 그로서리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지난해 실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이마트는 올해도 5600억원을 투자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반면 롯데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200여 점포의 문을 닫기로 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폐점했다. 비효율 유통망을 손보는 동시에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온라인이 성장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만 뿌리를 둔 업체들과는 달리 롯데와 신세계의 온라인 채널이 성공하려면 결국 오프라인 점포의 성장과도 함께 가야 하는 것"이라며 "롯데가 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외부인물을 영입하는 등 상황을 반전시키려 하는 이 시기가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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