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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얼굴·정책 알리기로 변질된 '챌린지'...그들만의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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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1 08:52:13
"의욕은 좋다만" 냄비에 삼보일배까지 등장
정치인들 상부상조 지목…일반시민 괴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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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임선우 기자 = 충북도내에서 진행 중인 각종 챌린지. 지역 현안사업이나 정책을 놓고 정치인만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임선우 기자 = 주객(主客)이 바뀌었다. '무엇'을 위한 목적보다는, '누구'가 핵심이 돼버렸다.

최근 정치권과 자치단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각종 '챌린지'를 바라보는 시민의 눈총이 따갑다. '꿈보다 해몽' 식의 의미를 부여해 그들만의 얼굴 알리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적잖다.

당초 챌린지(Challenge) 운동은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종의 캠페인이었다. 2014년과 2018년 루게릭병 환자를 응원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시초로 2020년 코로나19 의료진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가 퍼졌다.

대부분 연예인과 일반 시민이 주축이 된 자발적 캠페인이었다.

이후 챌린지의 의미가 희석됐다. 정치권과 지자체에서 경쟁 구도와 같은 각종 챌린지를 내놓으면서다.

도내 한 정치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달까지 9개의 챌린지에 참여했다.

스테이스트롱 캠페인, 비대면추석 보내기 챌린지, 선배시민 정책대회 성공개회 기원 챌린지, 아이스팩 재사용 챌린지, 필수노동자 응원 챌린지, 자치분권 2.0 챌린지, 늦어도 괜찮아 챌린지, 충청광역권철도 기원 삼보일배 챌린지, 어린이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에 차례로 등장했다.

플라스틱 줄이기 챌린지, 수도권내륙선 유치 기원 챌린지 등 앞으로 예정된 것도 줄을 잇는다.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등에게 지목을 받은 뒤 비슷한 부류의 지역 인사를 지목하는 식이다. 정치인의 경우 같은 당 소속 정치인을 지목하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상황 속에서 일종의 '상부상조' 얼굴 알리기에 나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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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20년 4월28일 100일째를 맞은 코로나19 '덕분에 챌린지'.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점에서 정치인 위주의 최근 챌린지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챌린지의 의미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지자체 현안사업을 챌린지로 포장하다보니 일반 시민과 괴리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충북의 경우 철도 신설 챌린지만 3개다. 지역발전을 위한 현안이기는 하나 챌린지의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 지자체에선 '냄비'까지 등장했다. 소비 위축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고,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용기내 챌린지'다.

퇴근길 지역 식당에 들러 미리 준비한 냄비(용기)에 음식을 포장해 SNS에 올리는 방식인데, '용기내'라는 말에는 냄비란 뜻의 '용기(容器)'와 코로나19로 실의에 빠진 시민을 위로하는 '용기(勇氣)'가 담겼다고 한다.

참여 방법도 쉽지 않고, 그 뜻은 더 이해하기 어렵다. 이 챌린지의 1호는 '자치단체장'이었고, 2호는 '지방의회 의장'이었다.

시민 박모(48)씨는 "챌린지의 의미가 정치인들의 얼굴이나 정책 알리기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런 식의 챌린지는 일반 시민들에겐 '강요'나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도내 한 지자체 간부 공무원은 "자치단체장의 챌린지를 준비하고, 새로운 챌린지를 개발하느라 본연의 업무에 소홀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쓴 챌린지 패널 제작비만도 수십만원"이라고 하소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giz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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