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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5세 남아 '굶어 죽어'…엄마 지인이 1억원 착취하고 식사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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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4 16:51:59  |  수정 2021-03-04 17:00:59
5세 남아 작년 4월 '아사'…사망 전 열흘간 물만 마셔
엄마 지인이 생활비 착취하고 식사량 등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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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일본 후쿠오카에서 작년 4월 5세 남자아이를 굶어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이 엄마 B씨(39, 왼쪽)과 그의 지인인 C씨(48, 오른쪽)의 모습. (사진출처: NHK 캡쳐) 2021.03.04.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에서 다섯 살 된 남자아이가 제대로 먹지 못해 굶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용의자인 엄마 지인의 엽기적 행각이 알려지면서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일본 경찰은 지난 2일 아이 엄마 B씨(39)와 그의 지인 여성 C씨(48)를 보호책임자 유기 치사 혐의로 체포하고 3일 이들을 후쿠오카 지검에 송치했다.

4일 NHK, 교도통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위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쿠오카(福岡)에 거주하던 5세 남자아이 쇼지로(翔士郎)는 작년 4월 엄마와 형 두 명과 함께 살던 자택에서 숨졌다. 당시 쇼지로의 몸무게는 또래의 절반 가량인 1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아이의 엄마가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소방서에 연락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인은 영양부족으로 인한 아사로, B씨와 C씨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조사 과정에서 이 두 사람의 특이한 관계가 드러났다.

두 사람은 5년 전 유치원 학부모 관계로 알게 됐다. 이후 2019년 B씨가 이혼을 하고 싱글맘으로 홀로 아이 셋을 키우게 되면서, C씨에게 생활 전반을 의지하며 통제받는 관계로 변해갔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B씨는 생활비 마련 등의 이유로 이혼을 망설인 적도 있지만 C씨가 "내가 식사하는 것을 돌봐 주겠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 재판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등의 말로 이혼을 적극 권장했다고 한다.
 
C씨는 B씨가 이혼 후 생활보호비 등의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매달 받는 약 25만엔(약 250만원)의 생활비를 직접 관리했다. C씨는 "이혼한 남편의 여자 관계를 조사해주겠다"며 통장과 현금 등을 건네 받았으며, 이렇게 가져간 금액은 총 1000만엔(약 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C씨는 이 돈으로 자신의 명품 등을 구매하는데 소비했으며, B씨에게는 식비조차 주지 않았다.

2019년 여름쯤에는 "위자료 소송에서 이기려면 돈을 모아야 한다"면서 가족의 식사량을 줄이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B씨의 가족은 이후 C씨가 가져다 준 식료품으로 곤궁한 생활을 이어갔다. B씨는 밥 대신 죽을 끓여 아이들과 나눠 먹으며 생활했으며, 전기료와 가스비를 내지 못해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C씨는 쇼지로 형제의 식사량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장남은 밥 한 공기, 차남은 이 보다 적게, 그리고 사망한 쇼지로는 장남의 절반의 양을 먹도록 했다. 쇼지로는 사망 전 열흘 동안에는 물 이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C씨는 또 B씨에게 "과식하면 안된다", "응석 부리지 않게 하라"는 등의 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길 시에는 밥을 주지 않고 체벌을 가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웃지 말라"는 등의 지시도 내렸다. 따르지 않을 시에는 B씨를 집 밖에서 장시간 서 있게 하거나 잠을 못 자게 하는 벌을 내렸다.

사망한 쇼지로에게도 집을 지키는 연습이라며 방에 혼자 있게 하고, 방에서 나와 음식을 먹거나 하면 식사를 못하게 하고 벽장에 가두기도 했다.

이에 더해 C씨는 B씨 집에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고  "내가 감시하고 있으니 아이들을 너무 많이 먹이지 말라" 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B씨의 자녀들은 2019년 여름께부터 영양 결핍 상태에 빠져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경찰은 C씨가 B를 경제적·정신적으로 지배해 금전을 빼앗으려 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수사 과정에서 C씨가 자신의 뒤에는 야쿠자(조직폭력단)이 있다고 해 그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C씨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친구라고 믿었으며, 먹을 것을 주지 않을까 봐 두려워 그의 지시를 따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C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아동상담소가 쇼지로의 죽음을 미연에 막지 못한 데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그러나 아동상담소 측은 2019년 11월부터 B씨 가정을 관찰해왔으나 방문 상담 시 쇼지로가 건강해 보였으며 몸에 상처나 멍 등이 없어 아동학대로 판단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아동상담소 측은 종종 쇼지로 가정을 방문해 어머니와 면담을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C씨가 응대했다고 밝혔다. B는 C씨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친구라면 면담에 동석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한다.

아동상담소 측은 아이에게 발생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이유에 대해 "2019년 11월부터 쇼지로가 유치원에 다니지 않아 체중의 추이를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지 못하게 된 것도 C씨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아이가 야위어가는 모습을 외부에 들키지 않기 위해서 C씨가 아이를 유치원에 못 다니게 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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