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LH 직원 땅사면 안되냐" 적반하장…분노에 기름 붓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1-03-04 14:43:55
LH 직원 10여명 100억대 광명·시흥 땅 투기의혹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 아예 사라져"
"최악의 도덕성 해이…청년들 특히 분노스러울것"
LH 직원 추정 "광명·시흥은 누가봐도 개발될 곳"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정윤아기자=직장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는 직장인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지난 3일 LH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관련 의혹을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블라인드 캡쳐)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지구 100억원대 땅 사전투기 의혹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시민들이 분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직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경솔한 발언이 더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서울 여의도에서 회사를 다니는 신모(41)씨는 4일 뉴시스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아예 사라졌다"며 "모두가 한통속인 것 같아 분하고 뭔가 억울하다. 결국 피해는 서민들이 보는 것 같아 정권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했다.

회사원 전모(32)씨도 "증권사, 운용사 등 주식운용기관과 금감원 등 감독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개인명의계좌로 주식투자를 제한하는 이유는 직무상 남들보다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고 이를 허락할 시 자본시장이 교란된다"며, "투기의혹을 받는 LH임직원들은 자본시장 교란 범죄자로 간주해 이익환수 이상의 강력한 처벌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이번 사안은 매우 심각하고 엄중하다"며 "그런데 정부가 감사원을 배제하고 총리실에 전수조사 지휘를 맡긴 것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여 화가 난다"고 했다.

황모(28)씨는 "청년들, 특히 직업 때문에 수도권에 살아야하는 청년들에겐 정말 분노스러운 사건"이라며 "공무원에겐 공정, 중립성, 청렴함이 가장 중요한데 내부 자료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건 최악의 도덕성 해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씨는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지금 부동산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번 일은 강하게 처벌하는 선례를 꼭 남겨야한다"고 했다.

30대 이모씨는 "공기업 직원들이 사전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국민들에게 부동산이 얼마나 민감한 시기인가. 해당 직원들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지난 3일 'LH 임직원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 국정감사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하루만인 이날 오후 현재 74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또 LH는 이날 대국민 사과를 내고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LH 직원들의 옹호하는 글들이 발견돼 공분을 더 자아내고 있다.
associate_pic
[시흥=뉴시스]김병문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LH 직원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4일 오전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 묘목이 식재되어 있다. 2021.03.04. dadazon@newsis.com
직장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는 '블라인드'에 지난 3일 한 LH 직원은 "LH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 하지 말란 법 있느냐"며 "내부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를 한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요즘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린다)하면서 부동산에 몰리는 판국에 1만명 넘는 LH 직원들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 걸렸을 수도 있는데 언론에 하나 터지면 무조건 내부정보를 악용한 것 마냥 시끌시끌하다"며, "막말로 다른 공기업, 공무원 등 공직쪽에 종사하는 직원들 중 광명쪽 땅 산 사람이 한명도 없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개발제한구역이었던 곳이 공공주택지구 지정됐다가 취소돼서 특별관리지역으로 관리되던 광명·시흥은 누가 개발해도 개발 될 곳이었는데 이걸 내부정보로 샀다고 하다니"라며 "근데 여론은 그렇지 않은가봐. 직원들도 동요할 정도면 그냥 뭐 끝이네 이제"라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 2일 LH 임직원 10여명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 발표 전 100억원대 토지를 사전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시민단체들도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3기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 광명·시흥지구는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1271만㎡, 384만평)로 지정돼 향후 총 7만 가구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민변은 LH 임직원들이 이 정보를 미리 취득해 신도시 발표 전 은행 대출을 받아 거액의 토지를 매입했다고 봤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해당 필지의 토지 등 등기부등본과 LH 직원 명단을 대조해보니, LH 직원 10여명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10개의 필지 토지(23,028㎡, 약 7000평) 지분을 나누어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해당 토지 매입가격만 100억원대에 이르며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추정액만 58억여원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LH와 함께 전수조사에 나섰다. LH는 문제의 직원들을 대기발령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