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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증가, 가짜뉴스 구별…"미디어 교육 강화해야"

등록 2021.03.0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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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교육부 의뢰받아 교육과정 개선 정책연구

"미디어 리터러시 교과별 구체적 지침 마련돼야"

교육부 "2022 교육과정 개정시 참조자료로 활용"

[안산=뉴시스] 경기 안산 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aver.com

[안산=뉴시스] 경기 안산 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수업 비중이 커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영상 등 어린 나이부터 디지털 매체를 접할 기회가 늘어난 만큼 초·중·고 2022년 교육과정 개정 시 미디어 교육 비중을 키우고 각 학년별로 가르칠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는 교육부 정책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장의선 연구위원은 교육부 의뢰로 연구한 '학교 미디어 교육을 위한 교과 교육과정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가 각 교과(목)에서 어떻게 다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하고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해서 분석하고 평가하며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는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학습자가 미디어에 효과적으로 접근해 정보·문화 콘텐츠를 선택하고 분석·감상하는 통합적 능력을 가리킨다.

최근 스마트폰 등 개인화된 기기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지난해부터는 원격수업이 급증함에 따라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장래희망으로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의 인기가 높아지는 한편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교폭력을 저지르거나 선생님 얼굴이 담긴 원격수업 화면을 캡쳐해 중고물품 사이트에 올리는 등 윤리 문제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도 포함돼 있지만 도덕과 사회, 국어, 미술 등 일부 과목에 흩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교과별로 중시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분야도 다르다. 예를 들면 국어과에서는 매체와 표현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도덕은 디지털 윤리를, 사회과는 디지털 시민성을 중시한다. 기술·가정 및 정보과는 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컴퓨팅사고력, 정보문화소양 등을 강조하는 식이다.

장 연구위원은 국가교육과정 차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핵심 역량에 포함한 싱가포르 예를 들며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도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를 총론 수준의 핵심 역량에 포함시키고 각 교과 역량을 준거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과 하위 요소들을 교과 특성에 정합하도록 재구성해 명시함으로써 교과수업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를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 교육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 인성교육, 평화·통일교육 등 범교과 주제들이 선언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로 학년과 학교급이 바뀔 때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맹이가 빠졌다는 얘기다.

2015년 교육과정에서는 총론 수준에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6개 핵심역량을 명시했다.

장 연구위원은 "지식정보처리 역량을 비롯해 다른 역량들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가 관련성이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독립된 하나의 역량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며 "교과 교육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를 범교과 주제중 하나로 정한다면 학교급별 혹은 학년별로 다뤄야 할 내용과 활동의 위계를 구체적으로 설정해 국가수준 문서에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교사들의 연수와 자체 연구조직 구성 등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 연구위원은 "연수 자료집이나 프로그램은 강의식 방식과 함께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스를 직접 활용해보는 방식,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스를 접목해 수업을 실제로 설계해보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미디어교육 온라인 플랫폼인 '미디온(mediOn)'을 구축했지만 실제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게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다수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도 필요하다고 봤다.

장 연구위원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용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한군데 모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원격 수업이 이뤄져야 하는 시대에서는 교육용 콘텐츠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미디어교육 통합지원포털 '미리네'(miline.or.kr)를 개설하고 미디어교육과 원격수업 지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신두철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원격수업 증가로 인해 미디어 기기를 접하는 환경이 늘어나고 '가짜뉴스' 등 허위정보를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만큼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크다고 보고 정책연구를 의뢰했다"며 "연구결과는 2022년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참조자료로 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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