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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신경수 감독 "악령 조종받는 생시, 좀비와 차별화"

등록 2021.03.11 11: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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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월화극, 오는 22일 첫 방송

감우성·장동윤·박성훈에 신뢰 표현

"욕망 극복, 대의 향한 과정 주목"

[서울=뉴시스]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제공) 2021.03.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제공) 2021.03.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첫 방송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이 새로운 사극을 예고했다.

 신 감독은 11일 차기작으로 '조선구마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흡혈, 엑소시즘, 크리처물을 좋아하고 관심도 많다. 이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조선구마사' 대본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녹두꽃', '육룡이 나르샤' 등 선 굵은 액션 사극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신 감독이 완성할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다.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태종이라는 역사적 인물과 다시 만나게 된 신 감독은 "'조선구마사'는 태종이 왕이 된 이후의 이야기"라며 "태종은 창업과 왕이 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거나, 반드시 행할 수밖에 없었던 피의 여정을 거치며 자리에 올랐다. 아마도 그의 잠자리가 편안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종이 꿀 수밖에 없었던 악몽이 있다면 그게 '생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충녕대군이 왕위를 계승하면서 태종의 감춰진 이면을 해소하는 이야기가 바로 조선을 구마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신 감독은 "기획 초기 단계에서 작가님과 여러 갈래의 선택지를 두고 고심을 많이 했었다. 그중 하나가 뜻하지 않게 공개된 일이 있어 속상하고 안타까웠다"며 "'조선구마사'는 이야기를 발전 시켜 나가는 과정을 수차례 거쳤다"고 설명했다.

또 "최종적으로 나라가 바뀌고 정권이 달라지는 고려 말과 조선 초의 상황을 빌려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를 이용하는 악령의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했다"며 "태종과 충녕대군, 양녕대군이 각자의 욕망을 극복하고 대의를 향해 달려 나가는 과정을 주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크리처물(좀비물)과 엑소시즘은 기존에 여러 작품에서 다뤄져 왔다. 그렇다면 '조선구마사'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신 감독은 "'조선구마사'에 등장하는 생시는 좀비와는 다르다"며 "영혼이 없는 좀비와 달리 '조선구마사'의 생시들은 악령의 조종을 받는다. 그들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생시들은 다양한 모습, 행위들로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SBS 새 월화극 '조선구마사'의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3인 포스터.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제공) 2021.03.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SBS 새 월화극 '조선구마사'의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3인 포스터.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제공) 2021.03.02. [email protected]

또 다른 차별점으로 '영혼'을 꼽았다. 그는 "신부를 통해 이뤄지는 서양의 구마가 있고, 무녀에 의한 동양적인 구마도 있다. 단순히 생시들을 죽이는 것이 아닌 구마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하거나 또 다른 형태로 변이되게 만드는 여러 단계가 있다. 죽은 사람만이 아닌 산 사람을 홀린다는 지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을 피로 물들인 기이한 존재는 바로 서역 악령 '아자젤'이다. 인간의 욕망과 어둠에 깃들어 몸과 영혼을 지배하는 악마가 그 실체다. 파격적인 소재만큼이나 엑소시즘을 덧입힌 독창적인 세계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신 감독은 "새로움을 추구하다 보면 컴퓨터그래픽(CG)이나 특수시각효과(VFX)에 기대어 자칫 현실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 그게 가장 어려운 지점이었다"며 "묵직하고 스케일이 큰 액션 장면들에서 캐릭터의 일관성과 감정의 인과성을 빈틈없이 이어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태종, 충녕대군, 양녕대군을 비롯한 실존 인물을 토대로 '조선구마사'가 담아내려 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역사 속 인물을 실명으로 한 데는 완벽한 허구로의 지향이 이 드라마가 구현해야 할 공포의 현실성을 앗아갈까 걱정됐다"며 "세 사람이 가진 이면과 욕망의 층위가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생시와 흡혈, 구마와 같은 판타지적 요소가 드라마를 끌고 가지만, 결국 모든 공포는 바로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속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아버지와 그 권력을 가지고 싶어 하는 아들, 투쟁의 끝에 밀려나면 생사를 알 수 없게 되는 정치구조들이 드라마의 사실적인 공포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땅에 부활한 악령을 봉인하기 위해 다시 칼을 잡는 태종(감우성), 조선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핏빛 혈투에 뛰어든 충녕대군(장동윤), 차기 군주의 자리가 흔들리자 불안에 떠는 양녕대군(박성훈)까지 세 부자의 특별한 관계성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서울=뉴시스]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의 촬영장 비하인드 컷.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제공) 2021.03.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의 촬영장 비하인드 컷.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제공) 2021.03.11. [email protected]

감우성 배우는 신 감독의 캐스팅 1순위였다. 그는 "감우성 배우가 가지고 있는 예민함과 카리스마는 자칫 뻔하게 보일 수 있는 태종이라는 캐릭터를 새롭게 구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다. 이방원이라는 거인의 이면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역시나 지금도 감탄하면서 촬영을 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장동윤 배우에 대해서는 "열렬한 그의 의지와 용기에 큰 힘을 얻었다. 충녕대군을 표현하는데, 바른 청년 장동윤 배우가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며 "순탄하게 왕위에 오른 것이 아니라, 숱한 역경과 각고의 노력 끝에 왕이 됐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거기에 딱 맞는 배우가 장동윤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박성훈에 대한 신임도 두텁다.그는 "이전 작품들에서 너무 짧게 등장해 항상 아쉬웠다. 양녕대군 캐릭터를 통해 본인이 가진 많은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지 않을까 싶다"며 "발성, 발음, 음색, 눈빛 그리고 액션까지 완벽하다. 박성훈 배우가 양녕대군을 맡아줬기에 왕위를 놓고 벌이는 두 형제의 갈등이 더 치열하고 쫄깃하게 보인다"고 칭찬했다.

신 감독은 "겸허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장황하게 멋만 부리는 드라마가 되지 않도록, 새로운 재미를 안길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며 "짜릿한 공포와 재미를 함께 안겨드리고 싶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죽음에 같이 슬퍼하고 살아남은 자들을 위해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다. 오는 22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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