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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넘어북한]북한인권 꺼내든 미국...북핵 해결 촉매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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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26 12:00:00
북한 향해 '인권' 꺼내든 미국, 핵문제 해결 필요성 긴박
국가보위상 등 인권탄압자 제재로 동조나선 EU
북한은 내정간섭 내세워 강경 대응
우리 정부는 대북인권결의에 '묵시적으로' 동참
전문가들, 인권정책 한계와 대북정책 관련성, 순수 인권 등에 주목
【서울=뉴시스】강영진 박수성 기자 = 지난 17-18일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북한 주민들이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22일 유럽연합(EU)이 북한 인권탄압자를 제재한데 이어 유엔에서는 북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북한 인권문제를 둘러싼 움직임을 <창 넘어 북한>에서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뉴시스 북한팀 박수성 입니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한국을 방문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압제적인 정권 아래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북한의 인권상황을 직접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대북 정책에서 인권을 압박 수단으로 삼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미국은 또 이틀 전 유럽연합(EU)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인권결의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인권 압박을 직접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서 탈퇴한 트럼프 정부가 2019년과 2020년 연속 대북 인권결의에서 빠졌던 것을 되돌린 겁니다.

인권은 보편적 가치입니다. 따라서 인권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정부의 인권 강조는 특히 바이든 정부에서 인권은 인권의 보편성 못지않게 미국의 대외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라는 특징을 보입니다.

서창록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국인으로 처음 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 위원이 된 분입니다.

“어느 나라든지 인권 외교정책은 보편적 인권에 대한 의견과 외교적 수단으로서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인권 발언을 삼갔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보편적인 인권정책을 수행한다고 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양면이 있어 보인다”라고 서교수는 말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북한과 회담을 서두르기보다 우선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합니다.

비핵화 문제와 인권 문제를 연계시키는 접근법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 정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했었습니다.

2016년 미국 정부가 북한을 제제하는 이유로 핵문제 외에도 인권을 사유로 명시한 뒤 유엔 총회결의 전문에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재원을 전용한 것이 북한 주민의 인도적 및 인권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우려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처음으로 핵과 인권문제를 직접 연계시킨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후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미국 안보에 최대의 위협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2017년 11월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시험발사를 강행했습니다. 또 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이 ICBM의 재진입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함으로써 북한의 위협이 당장 눈앞의 일임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직접 협상해 문제를 풀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북한 핵문제는 오히려 악화했습니다. 이런 상황들은 바이든 정부가 북한 비핵화 문제를 우선적인 대외정책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담을 통해 풀기가 한층 어려워졌는데 문제 해결의 필요성은 더 긴박해졌으니 새로운 압박 수단으로 인권을 전면에 내건 겁니다.

한편 미국의 인권 강조에 유럽도 적극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지난 22일 북한 국가보위상 정경택과 사회안전상 리영길, 중앙검찰소를 제재했습니다.

유럽연합의 대북제재는 핵과 미사일 개발 관련 인물과 기관에 대한 제재에서 시작해 지난해 사이버 범죄 관련자를 제재했고 이번에는 인권탄압 당사자로 대상을 넓혔습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이 최근 부쩍 강화되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문제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입니다. 식량난과 대량 아사, 탈북자 급증 등의 현상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당시는 인도적 지원이 화두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몇 년 만에 정치범 수용소 등 폭압적인 인권유린 상황으로 초점이 바뀌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경제난에 따른 인도적 참상못지 않게 북한 당국에 의한 주민 학대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겁니다.

2003년 유엔에서 처음으로 북한 인권결의가 채택됐고, 이듬해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임명됐습니다.

이후 유엔은 올해까지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등 서방국들이 주도해 북한인권결의를 19년 연속 채택해 왔습니다.

우리 정부도 처음에는 북한인권결의 제안국으로 참여했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스스로 제안국에 포함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엔인권이사회의 대북인권결의가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되는 관행에 따라 '묵시적으로' 결의 채택에 동참하고 있지요.

인권결의를 표결로 채택하던 예전에는 노무현 정부 때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물론 이명박 정부 때는 인권결의 표결에 찬성하거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정부는 북한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자유권 측면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사회권은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북한 출신으로 인권운동가인 지성호 국회의원은 대북인권결의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고 동조만 하는 정부에 대해 “‘나서서 일하는 것’과 ‘누군가 나선 일에 동조하는 것’은 방향과 의도는 같을지 몰라도 함의하는 무게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국제사회의 인권 비난에 대해 북한은 내정간섭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해 왔습니다.

올해 유엔 인권결의 채택에 앞서 한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인권 문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정치화되지 말아야 하며 국제정치의 도구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면서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고 하여 해당 나라 인민이 선택한 제도를 허물어 보려는 것 자체가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이고 그 나라 인민의 존엄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이보다 격하게 게거품을 물고 반박합니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에는 서방국가들이 “인권옹호, 반테러 등 각종 미명하에 감행하는 무력침공, 해외무력주둔을 기화로” 인권유린을 벌이고 있고 “서방나라들에서는 근로인민대중이 각종 총기류, 흉기에 의한 범죄의 희생물”이라는 식의 기사가 여러 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3대 세습의 독재국가인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나라들은 많지 않습니다.

한편 북한 인권문제는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첨예하게 입장이 갈립니다.

우선 인권정책이 갖는 한계와 대북 정책과 관련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유영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미국이 취하고 있는 원칙적인 입장이 북한을 반발하게 만든다면 방법론적으로 부드러운 방법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의 인권문제는 적대관계나 정치, 안보적인 민감한 문제에 압도되고 있어서 개선 노력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전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북한이 최근 10년 사이 “교육, 장애인, 여성, 위생 등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부분에서 협력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도 핵 협상에 인권을 연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지성호 의원은 “인권은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인권 문제를 정치적으로 소모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지의원 말고도 북한 인권 정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가진 분들의 목소리도 온건론 못지않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언급한 서창록 교수는 “북한 인권 정책은 협력은 없고 압박만 존재해 지나치게 정치화돼 있다. 인권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압박과 협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 최대한 비정치적으로 인권 개선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압박만 강조하는 입장은 실은 북한 정권 교체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고, 반대로 우리 정부처럼 협력만 중시하는 입장은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뒤로 미루기만 한다”는 중간적 입장에 서 있습니다.

북한은 장기적인 대북제재를 받고 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어 있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최소한의 생활조차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갈수록 심해지는 듯합니다.

탈북자들이 발행하는 인터넷 북한 소식지 데일리NK는 어제 함경북도 병원에서 의료진 없이 출산하던 여성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배급과 월급을 받지 못한 의사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서 그랬다는 겁니다.

사실이라면 상황이 심각해 보입니다.

북한은 현재 코로나19를 이유로 국제사회의 모든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여름 수해 현장을 시찰하면서 직접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의사에게 월급 줄 능력도 없으면서 모든 지원을 거부한 끝에 산모가 혼자 애를 낳다가 죽게 만든 건 결과적으로 심각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결의는 정치적 인권 외에도 경제사회적 인권도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정치적으로도, 경제사회적으로도 북한 인권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창 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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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pzcmar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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