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 의료기기/헬스케어

오세훈 "자가진단키트 활용하자"…정부·의료계는 '글쎄'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1-04-13 11:07:57
吳, 영업규제 대신 자가진단키트 활용 제안
정부 "정확도 낮아 보조적 용도로 활용 바람직"
의료계 "위음성 판정 많아 방역에 도움 안 될 것"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다중이용시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안으로 자가진단키트 도입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부와 의약계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영업장에서 30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일률적인 영업 규제 없이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의약계는 자가진단키트의 정확성이 떨어져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자가진단키트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 키트로 영업장 입장 전에 검사하면 30분 안에 나온 결과에 따라 입장을 허용하기만 해도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겪는 영업 제한과 매출 감소를 타개하는 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일률적인 영업규제보다는 스스로 방역  관리를 강화하도록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다.

자가진단키트는 현재 보조적 검사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키트와 거의 같은 제품이다. 의료진이 검체를 체취하는 신속항원키트와는 달리 본인이 채취할 수 있도록 면봉이 포함돼 있다는 점만 다르다. 면봉을 코안에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임신테스트기처럼 생긴 기기에 떨어뜨려 양성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아직 국내에서 자가진단용으로 승인받은 진단키트는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열린  '코로나 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자가검사 필요성이 높아지는 방역 상황 변화에 맞춰 통상 8개월이 걸리는 자가검사키트 개발 기간을 2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업체들이 임상시험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검체 확보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범부처가 함께 지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 자가진단키트의 정확성이 보장되지 않아 바로 보조적인 용도로만 사용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양성인데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에는 전파될 수 있는 요인이 더 커져 버린다"며 "보조적으로는 쓸 수 있지만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마스크를 벗고 술 마시고 대화하다가 전체가 감염될 수 있어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신속항원검사의 낮은 민감도를 한계로 지적하며 자가진단키트 도입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김남중 교수 연구팀은 최근 유전자 증폭(RT-PCR) 검사법과 신속항원검사의 코로나19 진단 능력을 비교한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17.5%, 특이도는 100%였다.

민감도는 양성 환자를 양성으로 진단하는 정도를, 특이도는 음성 환자를 음성으로 진단하는 정확도를 뜻한다. 신속항원검사가 감염자 5명 중 1명 정도만 제대로 포착해 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신속항원검사는 높은 특이도에 비해 민감도가 낮은 한계가 있다"며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라고 배제하긴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신속항원검사의 진단 능력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민감도는 29% 수준으로 나타났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신속항원검사키트의 민감도를 50%, 특이도를 99%로 가정해 국내 유병률 0.2% 상황에서 10만명을 검사하면 환자 200명 중 100명을 '위음성(가짜 음성)'으로 놓친다"며 "이보다 낮은 민감도에서는 위음성이 증가한다. 조기진단, 조기 격리가 안 되고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지자체와 대학 등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위음성과 위양성 케이스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이 없으면 혼란만 야기하고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