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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하늘 "천우희 사랑스러워...'접속' 같은 영화 됐으면"

등록 2021.04.22 1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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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당신의 이야기'...3년만 스크린 복귀

[서울=뉴시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배우 강하늘.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1.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배우 강하늘.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1.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배우 강하늘이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의욕 없이 삼수 생활을 하다 오랫동안 간직한 어릴 적 친구와 손편지로 소통하며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아련한 청춘을 그려냈다.

22일 화상으로 만난 강하늘은 "영화 속 인물의 빈칸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캐릭터에 나의 모습을 많이 담아냈다"고 밝혔다.

그가 주연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하늘이 연기한 영호는 꿈도 목표도 없는 삼수생이다. 알 수 없는 내일에 불안하고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생기를 잃어가던 영호는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희미했던 그의 하루는 어느덧 편지를 기다리는 설렘으로 빛나기 시작하고, 오가는 편지와 함께 위안과 용기를 주고받는다.

강하늘은 "영호 캐릭터에 많은 부분이 비어 있었다. 편한 방식으로 채워가는 과정이 좋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른 작품들은 캐릭터에 따라서 내가 조금 더 그 사람처럼 보이려면 어떻게 보일지 노력했다면 영호는 반대로 진짜 내가 하는 반응과 호흡을 넣어보려고 노력했다"며 "대본상 영호의 빈칸을 강하늘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와 닮은 점에 대해서는 "삼수까지는 아니지만 공부를 못했다는 것은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영호가 가죽 공방을 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는데 나름의 고집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고 했다.

반면 "영호와 같이 연애하기 전이나 썸(호감)일 때 애매모호하지는 않다"며 "이성 간의 관계는 확실한 편이다"고 웃었다.
[서울=뉴시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틸.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1.04.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틸.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1.04.21 [email protected]


시나리오 읽고 눈시울 붉어져…추억 떠오르더라

영화는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잊고 있던 추억을 소환하며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손편지에 더해 옛날 휴대폰과 헌책방, LP 등의 소품들이 등장한다.
 
강하늘은 "시나리오를 보고서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슬퍼서가 아니라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옛날의 과거가 떠오르고 상상하다 보니 찡해지더라"며 "텍스트에서도 그러한 감성이 충분히 느껴졌다"고 떠올렸다.

감성적인 영화에 갈증이 있었다는 그는 "이런 분위기와 톤을 가진 영화를 오랜만에 대본으로 읽었다"며 "대본을 읽으면서 ‘연애편지를 처음 쓸 때 어땠지?’ 설렘과 기대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흡입력이 있었다. 조금씩 감정들이 쌓이는데 나에게 감동을 주는 대본이었다"고 떠올렸다.

영호는 연애에 있어 순박하고 꾸밈없는 캐릭터다. 영화 '좋아해줘'와 드라마 '동백꽃' 속 캐릭터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강하늘은 캐릭터의 반복에 대한 걱정은 없느냐고 묻자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도 "연출하시는 감독도 다르고 이야기도 다르다. (대중들에게) 여러 이미지를 보여드려야겠다는 머리는 없다. 걱정하지 않고 작품에 충실할 뿐이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작품 촬영이 색다른 경험이었다고도 밝혔다. 손편지를 주고받는 설정상 대부분의 장면을 편지를 읽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녹음된 내레이션을 듣고 연기했다.

강하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천우희씨를) 상상하면서 연기하게 되니까 표현하는데 자유로운 부분이 있었다"며 "오히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서 자유롭게 연기한 것 같다. 표현의 한계치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극 중 등장하는 편지도 직접 썼다. 실제 편지를 읽을 때도 쓴 사람이 어떻게 읽었을지 상상하게 되는데, 손글씨를 쓰다 보니 연기의 톤이 잡힌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배우 강하늘.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1.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배우 강하늘.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1.04.22 [email protected]


천우희, 무게감 있는 배우…'나만 잘하면 되겠다' 생각

호흡을 맞춘 천우희에 대해서는 "전작인 한공주, 곡성, 써니 등을 봤는데 우희 누나가 화면에 나오면 무게감이 있고 힘이 더 커지는 느낌이 있다"며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보니 밝고 사랑스러운 분이시더라"고 신뢰를 나타냈다.

드라마 '미생'에서 만난 강소라는 이번 영화에 특별출연했다. 7년 만에 재회한 강하늘은 "사람에 대한 태도와 책임감, 재능 등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며 "나이를 먹어가면서 현장에서의 자유로움, 여유로움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미생 때는 둘 다 열심히 하고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현장을 즐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서로 편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다림'이다. 이야기도 잔잔하고, 속도는 느리지만 관객들에게 쉼표, 여백을 주는 감성 영화라고 자부했다.

"많은 영화들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담기 위해 확실한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우리 영화는 '접속'이나 '8월의 크리스마스'와 같은 작품이 되고 싶어요. 한번 봤을 때도 마음이 가지만 다시 돌려봤을 때 또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요. 개인적으로 잔잔한 감성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시 봐도 다른 점들이 눈에 보이는 여백이 있는 영화가 저희 영화예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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