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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 갤러리, 봄스타인 vs 구현모...덧없는 인생-양가적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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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22 14:39:32  |  수정 2021-05-03 1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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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PKM갤러리에서 열리는 가브리엘 봄스타인:라이프 개인전에 가브리엘의 최신작 나무 조각이 전시됐다. .2021.4.22.hyu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가장 확실한건 죽음이다. 예술은 덧없는 인생을 붙잡고 죽음을 환기시킨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덧없는 인생이 바로 삶'이라는 사실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22일 동시 개막한 독일에서 활동했었던 구현모 작가와 독일에서 활동하는 가브리엘 봄스타인 개인전이다.

 독일과 서울에서 작업하는 1974년생 동갑내기 작가들이다. 두 작가의 작품은 회화와 조각으로 전혀 달라보이지만 일상과 자연의 재료로 죽음을 박제하는 '시간의 결'을 담아내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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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작업하는 가브리엘 봄스타인이 한국 기자들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PKM갤러리에서 'LIFE'를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2021.4.22. hyun@newsis.com
가브리엘 봄스타인:라이프...에곤쉴레 오마주 회화~나무조각
PKM갤러리 본관에 선보인 가브리엘 봄스타인 전시는 한국 첫 개인전이다.

 '라이프(LIFE)'를 주제로 그의 이름을 알린 에곤쉴레 오마주 회화에서부터 최신 나무 조각까지 총 17점을 선보인다.칼스루헤 미술대학에서 공부한 그는 독일 내 유수 미술 기관에 더불어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노르웨이, 미국 등지에서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22일 한국기자들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초라하면서 일시성을 지닌 신문지를 작업의 주된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끊임없이 소비되는 뉴스와 유약한 신체의 결합으로 죽음을 환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찰나, 허무, 무상함이라는 화두로 사그라지는 역사 속 미술 동향이나 시간의 흔적만이 남은 소재들을 포착하여 이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지 회화'는 기사, 광고 등 정보의 그리드(grid)가 각인된 신문지 위에 이를 다시 연필과 물감으로 덧씌운 작업이다. 물질들의 레이어링(layering)인 동시에 다양한 의미들의 복합체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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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가브리엘 봄스타인 꽃, 2021.

최근 작품은 인물에서 벗어나 위기에 처한 동물들과 시듦을 내재한 꽃이 전면에 등장하는데, 이 또한 죽음과 연관된다.

언뜻 보이는 부분들만을 해독할 수 있는 이 신문 회화는 찢기기 쉬운 얇은 막 안에서 텍스트와 이미지가 침전물이 되어 서로를 뒤덮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 나뭇가지를 이어붙여 만든 의자를 내놓았다. 앉으면 바로 부러질 것 같은 모양으로 의자의 쓸모는 없어보인다.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는 "가브리엘은 도시 환경의 파편이면서 휘발하거나 분해되기 쉬운 요소들을 끌어와, 이를 재구성하거나 다시 흩트리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구현된 유기적인 것과 기하적인 것, 오래된 과거와 그에 상호작용하는 현재와 삶과 죽음, 붙잡아도 흐트러지는 지점들 사이 다층적인 의미망을 감각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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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현모, 느릅나무 Elm tree, 2021. 사진=PKM갤러리 제공. 2021.4.22. photo@newsis.com
구현모:리셈블...'퍼니처와 예술 작품의 경계'
구현모의 개인전 '리셈블(닮은)'은 2018년 개인전 '후천적 자연Acquired Nature'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전시로 PKM갤러리 별관에서 선보인다.

'퍼니처와 예술 작품의 경계'에 대한 탐구로 나온 설치와 조각, 드로잉과 마케트 등을 선보인다. '일상의 쓸모'와 '영혼의 쓸모'의 두가지 기능을 가진 작품이다.

홍익대학교 도예과와 독일 드레스덴 예술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그는 공예 같고 조각 같은 작업이 특징이다. 하나의 개념을 지향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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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현모, 숲 Forest, 2021. 사진=PKM갤러리 제공. 2021.4.22. photo@newsis.com

이번 전시는 파편적인 나무 조각들을 재결합하여 제작된 기하학적 무늬의 커피 테이블, 실제 나무 기둥을 캐스팅한 브라스 스툴을 선보인다.

또 나뭇가지를 캐스팅한 금속 조각과 실제 나뭇가지가 함께 뒤섞어 설치된 모빌 조각, 오브제 등 인테리어 장식품같은 작업으로 눈길을 끈다.

'작품'이면서 '가구'이고 '가구'이면서 '작품'으로 동시에 양쪽의 용도를 충족시키는 존재감을 발한다.

얇고 가벼운 나무판들로 벤딩하여 표면을 채색한 작은 조각들은 '묵직함'의 선입견을 갖는 '조각'의 반대편에서 공간을 서정적으로 점유하는 감각을 보여준다.

통념을 깨고 미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재료들은 모두 죽은 나뭇가지와 나무들로 금색으로 정밀 주조된 작품으로 변신, '생과 사'를 반사한다.

구현모 작가는 영상 작업으로 2009년 노벨수상자들의 산지이자 기초과학, 인문학, 예술 등 다학제 간 연구를 독려하는 막스플랑크연구소MPI-CBG에서 미술상을 수상한 독특한 이력도 있다. 전시는 5월22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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