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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회 아카데미]韓 배우 윤여정, 오스카 입성…'사상 최초' 아시안 물결

등록 2021.04.26 16:25:08수정 2021.05.03 10: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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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오스카' 벗어나 다양성 앞세워 주목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최우수 여우 조연상을 받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4.26.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최우수 여우 조연상을 받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4.26.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에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할리우드의 긍정적인 변화가 엿보였다.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는 등 그 어느 해보다 '사상 최초'의 기록이 많았다.

특히 아시안 물결이 계속됐다. 지난해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존재감을 이어받을 주인공은 중국 출신인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다. '노매드랜드'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까지 주요 부문을 휩쓸며 3관왕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자오는 영국·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고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영화학을 전공한 39세의 여성 감독이다.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이후 골든글로브상, BAFTA상, 미국프로듀서조합(PGA)상, 미국감독조합(DGA)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휩쓴 터라 '노매드랜드'의 수상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이번 수상으로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트로피를 차지한 감독으로 이름을 남기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특히 감독상 수상은 아카데미 역사상 역대 두 번째 여성 감독의 수상으로 더욱 값진 의미를 더했다.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은 한국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오스카 수상으로 배우 윤여정은 전 세계 시상식과 영화제, 비평가협회에서 총 42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휩쓸며 세계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로 등극하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1958, 일본)이며, 영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간디'의 로히니 해탠가디(1983, 인도)로,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를 석권한 배우는 아시아에선 윤여정이 유일하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배우 윤여정(왼쪽)과 한예리가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 도착, 레드카펫에 올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1.04.26.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배우 윤여정(왼쪽)과 한예리가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 도착, 레드카펫에 올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1.04.26.



개인상은 불발됐지만 '미나리'의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역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나리'는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남부 아칸소주에 정착하려는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으며 이민 가정이 겪게 되는 정체성의 혼란 등을 일상적이면서 담담하게 그려냈다. 미국 사회에서 주변부 인물을 조명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다.

'미나리'에서 한국인 아버지를 연기한 스티븐 연과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는 각각 한국계 미국인과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첫 남우주연상 후보가 됐다. 영화 '더 파더'에서 치매 노인을 연기한 앤서니 홉킨스가 트로피를 꿰찼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밖에 올해 한국 작품으론 유일하게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가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 부문에 올랐다.

이와 함께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다양성을 높였다.

영화계 관계자는 "2018년 아시아 갑부의 로맨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에서 아시아·한국에 주목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백인우월주의가 창궐했던 트럼프 시대에 대한 반감에다 다원주의라는 시대적 요청도 있기 때문에 아시아계와 흑인 등 유색인종에게도 대거 문이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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