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 경기남부

농지 쪼개면 '황금알'…34억 땅 86억에 팔아 52억 남겨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1-05-07 11:18:47
경기도, 개발지구 쪼개기 580억대 챙긴 '가짜농부' 54명 적발
축구장 38배 상당 321개 필지 38만7897㎡서 위반사항 확인
농업경영 등 명목 취득해 농지투기·임대·휴경 등 불법 행위
"투기가능성 높은 개발지역 조사, 범위 확대하면 더 많을 것"
associate_pic
[수원=뉴시스] 경기도청 전경.(사진=경기도 제공)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농지 쪼개기를 통해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투기 이익을 챙긴 가짜 농부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 반부패조사단은 올해 3월 초부터 도·경기주택도시공사가 추진한 개발지구와 3기 신도시가 예정된 개발지구 일원에서 201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거래된 7732필지의 농지를 중점 감사했다.

그 결과 축구장 38배 상당인 321개 필지 38만7897㎡에서 ▲농지 투기 의심 ▲불법 임대 ▲휴경 ▲불법행위 등 농지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농지 투기가 의심되는 54명은 농지 156필지 12만1810㎡를 345억1000여만원에 산 뒤 0.08㎡∼1653㎡씩 분할해 2214명에게 927억원에 되팔았다. 이들이 남긴 부동산 투기 이익은 581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반부패조사단은 이들이 농업경영·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취득 당일부터 평균 1년 이내 되팔아 큰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개발지구 인근 농지 31개 필지 9973㎡를 33억6000만원에 매수해 소유권이 이전된 날로부터 10~410㎡씩 167명에게 89억9000만원에 쪼개 팔았다.

그는 56억3000만원의 투기 이익을 얻었다.

B씨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개발지구 인근의 농지 16개 필지 7784㎡를 34억원에 매수한 뒤 소유권이 이전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261명에게 1.65~231㎡씩 86억3000만원에 쪼개 팔아 52억3000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도 반부패조사단은 54명 가운데 10억원 이상의 투기 이익을 챙긴 18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나머지 36명은 관할 지자체를 통해 고발할 방침이다.

농지를 불법 임대한 사례도 있다. 733명이 소유한 183필지 28만3368㎡에서 불법 임대가 확인됐다.

정당한 사유 없이 취득한 농지를 직접 농사 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경우도 '농지의 소유 제한 및 부당한 방법으로 농지를 취득’한 농지법 위반 사항이다.

이들 가운데 소유한 농지와 직선거리 30㎞ 이상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91%(663명)으로, 사실상 농지 취득 당시부터 영농 의사가 없던 것으로 보인다.

농지를 매입하고 수년째 농사를 짓지 않거나(휴경)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19필지 1만238㎡, 279명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사는 C씨가 2020년 6월 D등 9인에게 매도한 농지 밭(전) 390㎡은 오랫동안 농사를 짓지 않아 잡풀이 우거져 있었다.

소유자들도 전남, 광주, 부산, 서울 등 대부분 먼 곳에 살고 있어 계속 방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에 비닐하우스 창고를 지어 의류, 재활용품 보관 창고로 사용하는 등 농지를 허가없이 불법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2필지 1288㎡, 6명 적발됐다.

그 밖에 미성년자(3명)나 90대 이상의 고령자(4명)가 농지를 취득한 사례도 있었다.

차명거래(부동산실명제법 위반)에 의한 부동산 투기도 의심돼 도는 관할 지자체에서 농지법 등 위반 여부를 조사하도록 통보할 예정이다.

도 반부패조사단은 이번 감사로 불법 임대, 휴경, 불법행위 등 농지법 위반 행위가 확인된 농지를 관할 지자체 통보, 형사고발·수사의뢰, 농지처분, 원상복구 명령 등 행정처분할 계획이다.

김종구 도 반부패조사단 부단장은 "이번 감사는 투기성 거래 가능성이 높은 농지를 선정해 표본 조사한 것으로 감사 범위를 확대하면 그 위반 규모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서는 시·군의 적극적인 농지실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