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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맺힌 한을 풀어주시오" 5·18 유족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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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5-17 16:16:04
"신군부, 이제라도 만행 고백하고 사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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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41주년 추모제가 열린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유족이 열사의 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05.17.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불혹이 넘는 세월이 흘렀소. 이제는 맺힌 한을 풀어주시오. 제발 부탁이오."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는 유가족들의 한 맺힌 절규가 쏟아졌다.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90)씨는 아들이 묻힌 묘지를 찾아 설움을 토해냈다.

청각장애인이었던 김경철 씨(당시 24세)는 5·18 당시 최초 희생자다. 계엄군에게 진압봉으로 머리를 맞아 숨졌다.

백발의 임씨는 소복을 포개고 앉아 '참된 민주화를 위해 계엄군에 희생된'이라고 적힌 묘비를 어루만졌다.

"너에게로 돌아가서 다시 만날 일 있으면…"이라며 먼저 떠난 자식을 그리워했다.

이내 41년간 맺힌 한을 쏟아내는 듯 아들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애끓는 심정에 눈물을 쏟아내며 사진으로만 남은 아들의 영정을 쓰다듬었다.

이정연 열사의 어머니 구선악(80)씨도 소복을 입고 아들의 묘지를 찾았다. 이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 남아 마지막까지 항쟁을 벌이다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됐다.

구씨는 아들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를 회상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구씨는 "정연이가 마지막 집을 나서기 전 '어머니·아버지도 무서워서 선조들이 남긴 잡초를 방치했지요? 그 잡초 누가 뽑을 것이요? 우리 하나가 누구라도 죽어서 그 잡초를 뽑아야죠'라면서 내 손을 꼭 잡았다"면서 울먹였다. 이내 "(먼저 간 아들을 두고)엄마는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민주묘지엔 먼저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은 이들의 통곡이 곳곳에 울려 퍼졌다.

주름이 깊게 패인 노모는 아들의 묘지에 주저 앉았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한참을 울부짖었다. 묘비를 몇 차례 쓰다듬은 뒤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몇 번이고 자녀의 묘지를 뒤돌아보며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최운홍 열사 어머니 이금순(81)씨는 "지금이라도 시민에게 총을 쏜 계엄군과 신군부가 마음을 돌이켜 희생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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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한 어머니가 열사 묘 앞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05.17. hyein0342@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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