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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맛집 다니던 이대남들의 짬투…軍급식 변화 불가피

등록 2021.05.23 09:00:00수정 2021.05.31 09: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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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급식 불만 커진다 연구결과 지속 발표
군부대 요리하는 조리병 역량 부족 지적
병영식당 민간위탁 사업 대안으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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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급식 만족도 조사-국가인권위 실태조사 보고서. 2021.05.23. (도표=국가인권위 실태조사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코로나19 격리장병 급식 문제로 군이 떠들썩하다. 부실 급식 논란은 코로나19 격리인원 급증에 따른 일종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격리 사태 와중에 도시락 품질이 들쭉날쭉하면서 병사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성난 병사들은 휴대전화로 도시락 사진을 찍어 연일 외부에 제보하고 있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 누리소통망(SNS) 계정은 불만을 표출하는 창구가 됐다. 부대 내 사진 촬영은 금지사항이지만 병사들의 거센 여론 몰이에 군당국은 속수무책이다. 군부대 실정을 아는 이들은 일부 병사가 군 조직보다 개인 권익을 앞세우며 반찬 투정을 한다고 성토하지만 여론은 병사들 편이다. 일반인들은 부실한 식단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병사들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전국 군부대에서 복무 중인 병사들은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 특혜와 조국 딸 조민의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관련 의혹 등을 경험하며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들이다. 남성우월적 문화에 반발하며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동참하는 이대녀(20대 여성)만큼이나 이대남들도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에 불만이 많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대남 병사들이 부실한 짬밥(군 급식을 비하하는 용어)에 저항하는 '짬투' 운동을 시작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대남 병사들의 특성을 반영해 군 급식 제도 자체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 급식에 대한 신세대 장병들의 불만은 그간 계속 고조돼왔다.

2019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장병들의 군 급식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급식 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2005년 16%에서 2019년 8%로,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40.5%에서 27.6%로, '만족한다'는 56.5%에서 35.6%로 줄었다. 반면 '다소 불만이다'는 11.4%에서 22.5%로, '매우 불만족이다'는 3.7%에서 15.2%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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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군 장병 급식 불만족 이유-국가인권위 실태조사 보고서. 2021.05.23. (도표=국가인권위 실태조사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식사에 불만족한 이유를 묻자 응답한 병사 394명 중 160명이 음식의 질이 낮다(40.6%)고 답했다. 152명이 '음식이 맛이 없다(38.6%)', '입에 맞지 않는다(4.3%)', '비위생적이다(4.1%)'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 같은 급식 불만은 장병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장병들은 입대 전에 이미 다양하고 수준 높은 단체급식 서비스를 경험하고 입대했다. 그런 장병들의 눈에 군 급식이 성이 차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군은 나름대로 신세대 장병들의 입맛 변화를 고려해 변화를 꾀했다. 쌀 배식량을 줄이고 장병 선호도가 높은 분식(떡국, 스파게티, 쫄면 등)을 제공해왔지만 민간 업체가 제공하는 음식의 질을 능가하기는 어려웠다. 민간업체는 이윤 극대화를 위해 전문 식품 연구기관을 통해 메뉴를 개발하고 공급체계를 발전시킨다. 그런 민간업체를 공조직인 군이 이기기는 역부족이다.

군부대에서 음식을 만드는 조리병들의 역량 역시 부족한 측면이 있다.

군에서 조리병으로 입대하면 기초 군사훈련을 이수한 뒤 2차 교육으로 3주 동안 취사 교육을 받은 후 각 부대에 배치된다. 교육 내용은 급약 관련 업무 지식과 취사장 관리, 조리법, 장비 운용 등이다. 속성으로 길러진 조리병 임무 수행 능력이 완벽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일부 인원은 아예 교육 없이 배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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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근 5년 민간조리원 신규채용 현황. 2021.05.23. (표=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리병들의 47.6%는 입대 전에 조리 관련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군 입대 후 조리병 특기를 받는다. 이 가운데 24.7%는 조리병 교육을 받지 않고 급식장에 배치된다. 우수한 식재료가 보급된다고 하더라도 조리병이 손맛을 내기는 어렵다.

조리병들의 경험 부족을 상쇄하기 위해 민간 조리원이 채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장병들에게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1996년부터 민간조리원을 뽑고 있지만 채용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민간조리원 신규 편성 인원 대비 평균 채용률은 80%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국회는 2021년도 국방위원회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에서 "국방부는 신규채용 인력이 미충원됨에 따른 예산의 비효율적 운용 소지를 차단하고 급식의 질 개선 및 취사병의 복지증진 등의 사업효과의 충실한 구현을 위해 예년 대비 상당규모 확대된 민간조리원 신규 인력이 적기에 채용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급식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조리병과 민간조리원이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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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급식배려병사(채식주의 병사) 자율배식 실제 사례. 2020.12.22. (사진=국방부 제공)

김정애 위덕대 외식산업학부 교수가 발표한 '군 급식 조리 관계자의 환경 분석을 통한 급식개선 방안연구' 논문에 따르면 2014년 2월부터 4월까지 포항 해병대 부대에 근무하는 조리전문 종사자 33명과 조리병 1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타 장병의 시선이 군 급식 내 위생과 조리 질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94명 중 182명(93.8%)이 그렇다고 답했다.

김정애 교수는 "조리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방안을 모색한다면 군 급식과 위생, 조리 질, 조리종사자 직무 만족도를 좀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병영식당 민간위탁 등으로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호 육군종합군수학교장은 '군 단체급식 서비스 품질이 급식 만족도 및 무형전투력에 미치는 영향 연구: 병사의 행태적 무형전투력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민간 업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단체급식 전문 업체 및 기술 활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제는 군 단체급식을 군에서 전담한다는 인식에서 탈피해 민간 전문기술과 조직을 활용한다는 인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장병들이 각자의 음식 선호도와 일일 활동을 고려하여 선택적으로 급식을 할 수 있도록 뷔페식으로 식단을 조정할 필요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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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U 제공)

국방부 역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방부는 육군 부사관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병영식당 민간위탁 사업을 내년부터 각 군 신병교육훈련기관(육군훈련소, 해·공군 기본군사훈련단)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신세대 장병들의 변화된 생활방식과 취향을 고려해 아침과 점심을 통합한 브런치(샌드위치 등)를 제공하고 배달음식·푸드트럭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리얼과 토스트, 커피, 과일을 제공하는 간편 뷔페식 조식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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