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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제훈 "무브투헤븐 덕에 사회 관심...모범택시까지 선택"

등록 2021.05.24 19: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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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이제훈.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2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이제훈. (사진 = 넷플릭스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배우 이제훈이 SBS '모범택시'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까지, 안방극장의 위로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모범택시'에서는 사회적 정의로 해결할 수 없는 약자들의 복수를 대신해주는 택시기사 '김도기'로, '무브 투 헤븐'에서는 우연찮게 유품정리사 일을 하게 되며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돕고, 그들의 사연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조상구' 역할을 맡았다. 캐릭터 색깔은 다르지만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제훈은 24일 오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두 작품 모두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먼저 인사했다.

이제훈은 "무브 투 헤븐을 찍었을 때 대본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좋은 작품, 이야기를 접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나도 저런 작품을 만들고 싶고, 출연하고 싶고. 이런 욕구들이 샘 솟는 것 같다. 한 두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런 인생을 계속 살고 있다. 이런 꿈을 계속 꿀 수 있게 되는 것 자체가 저에게 에너지이자 위로가 된다. 그런 위로가 여러분에게 '무브 투 헤븐'이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서울=뉴시스]배우 이제훈.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이제훈.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24. [email protected]



지난 14일 '무브 투 헤븐'이 공개된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선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유품정리라는 생소한 소재에서 시작됐지만 그 안에 담긴 사연과 그것이 전해주는 메시지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고, 그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런 호평에 대해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라서 좋은 말씀을 해준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사회면에서 나오는 기사 등을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은 안타까우면서도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각박하고 단절된 사회를 살고 있다는 것이 애석하고 회의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내가 당장 가까운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한 적 있었나 싶고, 표현이 부족하진 않았는지, 서툴지 않았나 돌아보게 됐다. 본 분들도 이런 마음이 생겨서 호평하게 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들도 밝혔다.

이제훈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직접 경험한 게 아닌데도 왜 이리 공감되는지 신기하다 등의 반응이 있었다"며 "이야기를 만든 사람의 진정성을 잘 읽어준 것 같아서 '내가 이 글을 보고 느낀 게 틀리지 않았구나. 작품을 함께 하는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전달이 된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전했다.

'무브 투 헤븐'은 10개 에피소드를 통해 청년, 노인, 성소수자 등 다양한 약자들의 죽음을 전한다. 이제훈은 이 중에서도 에피소드 2편을 가장 기억에 남고, 추천하고 싶다고 권했다. 홀로 죽음에 이른 노인의 이야기다.

이제훈은 "두 번째 에피소드를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었다. 어릴 적 부모님께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나면서, 나의 순수하고 철이 없거나 지금과는 굉장히 다른 모습의 과거가 떠올랐다. 그런 부분들을 드라마에서 직·간접적으로 보게 되니까 여러 생각이 들면서 절절하고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배우 이제훈.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이제훈.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24. [email protected]


이제훈이 연기한 상구는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짊어진 채 살다가 유품정리사 업무를 하게 되며 진정한 가족, 사랑, 삶을 배우는 인물이다.

이제훈은 상구를 연기하면서 '죄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임했다고 했다.

이제훈은 "사랑하는 사람을 내 손으로 떠나보냈다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상구는 겪었다. 세상을 부정하고 안 좋게 보는 시각이 있어야 상구 캐릭터가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 죄의식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상구는 어릴 적 복싱을 했고, 커서는 불법 이종격투기로 돈을 번다. 격투 장면이 있어 상반신 노출도 빈번하다. 이제훈의 초콜릿 복근과 각진 팔뚝을 볼 수 있다.

"촬영 시작 4개월 전부터 거의 끝날 때까지 일주일에 6일은 꾸준하게 운동을 했어요. 보여지는 부분이 상구라는 캐릭터를 강렬하게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운동을 가장 열심히 했습니다."

이제훈은 과거부터 복싱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상구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복싱 선수 출신이라는 설정을 제안하고 만들어냈다. 

그는 "열과 성을 다해 쏟아붓다 보니까 제가 가진 역량보다 더 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부상도 있었다. 혼자 샌드백 치는 장면도 적당히 하면 되는데 더 강렬하게, 세게 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오버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유품정리사를 연기한 이제훈에게 있어서, 자신의 유품으로는 무엇이 나왔으면 하는지도 궁금했다.

이제훈은 "촬영할 때 생각했었다. 무브 투 헤븐의 직원들이 제 이름이 적힐 노란 상자에 무얼 담으면 좋을까. 저는 제가 출연한 작품들이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인생을 정말 열과 성을 다해 쏟아붓고 있고, 저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라면, 작품을 보여드리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제 삶의 많은 것들이 작품에 녹아들고 있다"며 "작품을 보면서 '이제훈이 저런 작품을 했구나', '저런데도 나왔네', '이건 안 본건데 봐볼까', '봤는데 너무 좋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배우 이제훈.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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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무브 투 헤븐을 선택하면서 배우로서 사람 그리고 세상, 이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 것 같다"며 "이 선택이 모범택시란 작품을 하는데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이런 작품이 저한테 왔다는 게 행운임과 동시에 감사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최근 단편영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획만 하려다가 연출까지 맡게 된 상황. 그는 "단편 영화 이야기를 직접 쓰게 됐는데 지금 20·30대가 느끼는 생각들,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담아보고 있다. 이르면 12월쯤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작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빨리 좋은 작품 통해서 연기하고 싶다.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다. 출연만으로도 영광이고 자랑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가 절 찾아왔으면 좋겠고, 오지 않는다면 제가 찾아가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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