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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임대사업자 한 명이 760채?…누가 봐도 정책 빗나가"

등록 2021.05.26 11:47:02수정 2021.05.26 16: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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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착한 취지에도 불구 빗나간 경우 있어"

"임대사업자 혜택 시정하고 재산세 완화 구간 넓혀야"

"이재명 기본소득, 시기상조…재원 조달안 없음 허구"

"한미 워킹그룹, 매번 간섭만…바이든 때 없어졌으면"

"이준석 열풍 주목…청년정치 갈망 겸허히 받아들여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기조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기조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한주홍 여동준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책이 착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빗나간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대표적인 게 임대차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과 관련해 "임차인 보호를 위해 그 정책을 썼는데 결과는 오히려 매물잠김이었고, 특혜가 조세 도피처로 기능했다"며 "심한 경우 한 사람이 760채의 집을 갖고 안 내놓고 있다. 누가 봐도 정책이 기대에 빗나간 것이다. 지금이라도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부동산 정책은 시장 안정에 주안점을 둬 수요 억제와 투기 엄단에 비중을 뒀다"며 "뼈아프게 잘못된 것들이 있다. 수요 예측이 명확하지 못해 만성적 수요 부족과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재산세 완화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재산세는 완화 구간을 넓힐 필요가 있다. 지난해 연말께부터 논의했는데 미뤄졌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에 대해서는 조세 저항을 막기 위해 급격한 세부담 증거는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과세 정의라는 관점과 급격한 세부담 증가에 따른 조세 저항의 가능성 양면을 보면서 부담의 증가가 얼마나 되는지 신중히 봐야 한다"며 "고가 주택을 많이 가진 경우는 당연히 세부담을 드리고 책임지는 게 옳지만 그렇지 않으면 세부담 증가 속도가 너무 급격할 경우 저항감을 갖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권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 도입과 관련해서는 "한 사람당 매년 50만원씩 드린다고 해도 1년에 300조워으로 우리나라 예산의 절반 이상"이라며 "어떻게 복지 대체나 증세 없이 채울 수 있다는 건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에게 똑같은 돈을 나눠주면 양극와 완화에 도움이 될 리 없다. 역진적이기 때문"이라며 "그런 문제에 대한 설명과 대답이 있어야 한다. 아직은 검증될 여지가 너무 많다. 시기상조이고 과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기본소득은 허구"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부채가 15%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가부채의 증가 속도가 빠른 건 사실이지만 아직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며 "재정건전성은 중요한 가치라고 보지만 생존 벼랑에 내몰린 국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중요한 가치"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재난지원금으로 어려운 국민을 도운 게 GDP의 0.1% 수준일 것"이라며 "그 비율로 보면 우린 아직도 많이 도와주는 편은 아니라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6. [email protected]

가상화폐 논란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일본의 선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면허제, 일본은 등록제다. 거래소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거래소들이 스테이블 코인을 취급하고 투자자들도 거기에 투자를 하도록 유도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이 있으면 과세하고, 불법행위가 있으면 제도권 안에 있어 단속과 처벌이 가능하다"며 "단속하기 위해서라도 제도권 안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미중 간 줄타기에서 한미동맹 쪽으로 기울었다고 평가하는 데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입장은 변함 없고, 변화했다면 미국 입장"이라며 "북미 간 싱가포르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걸 인정한 건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시대의 성과를 받아들였다는 게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간 남북 문제 관련 실무협의체인 '한미워킹그룹'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것으로 매번 간섭하고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며 "바이든 시대에는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일관계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일본의 잘못된 선입견과 편견이 깊게 작용했다. 일본의 잘못"이라면서도 "대통령께서 강제징용 문제 등에 대해 정치·외교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금년 연두회견에 하셨는데 그런 노력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고 있는 '이준석 열풍'에 대해서는 "지대한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 그런 현상을 정치권 전체가 직시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기득권 집단처럼 인식되고, 소통하려고 하면 어딘가 막힌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게 아닌가 한다"며 " 그런 답답함에 대한 반사작용이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 정치에 대한 갈망을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한두 가지 대책으로 국민 마음을 얻겠다고 하면 사치이고 오만"이라면서 "국민들께서 많이 좋아해주셨던 총리 시절 이낙연도 이낙연이고, 지금의 이낙연도 이낙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흔히 사이다 발언을 많이 요구하시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마시는 게 사이다보다 낫고, 저녁에는 맥주 한 잔을 하는 게 낫다. 그때그때 필요한 음료가 제공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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