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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장유유서' 논쟁중…"꼰대 같다" vs "맥락 봐야"

등록 2021.05.26 15:01:00수정 2021.05.26 1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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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총리, 이준석 얘기하며 "장유유서" 언급

시민 "기득권 넘겨주기 싫어 나온 발언 같아"

"전체적인 맥락서 보면 이해가는 발언" 옹호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여의도 KBIZ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화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여의도 KBIZ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화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신재현 기자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이준석 돌풍'을 두고 '장유유서' 문화를 언급한 것에 대해 시민들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장유유서는 유교 도덕사상의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 덕목, '오륜' 가운데 하나다. 어른과 아이, 상하의 질서와 순서가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유지돼야 올바른 사회가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2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전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에 대해 "정치권도 사실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면 신세대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선관리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 발언에서 불거졌다.

정 총리는 "당력을 하나로 집중시켜야 되는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문화가 있지 않나.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다"며 "(국민의힘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곧바로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총리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은 시험 과목에서 장유유서를 빼자는 것"이라며 "그게 시험 과목에 들어있으면 젊은 세대를 배제하고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번에 바른미래당 대표 선거에 나가서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단어를 제가 유도했는데 이번에는 장유유서"라고 적었다.

정 전 총리도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제 발언의 취지는 젊은 후보가 제1야당인 보수 정당의 대표 선거에서 여론조사 1위에 오른 것은 큰 변화이고 긍정적이라는 평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대선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면 보수 정당이고 해서 장유유서 같은 문화를 고려하면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한 마디 덧붙인 것"이라며 "이 취지를 간과하고 특정 단어만을 부각을 해서 오해를 증폭시키는 상황이 허탈하기도 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정치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젊어도 구태의연한 정치를 하면 그것이야말로 배제돼야 할 것"이라며 "왜곡이나 거짓으로 분열을 선동하는 나쁜 정치는 우리가 배격해야 될 것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에 큰 변화를 만들고 새 바람이 불어 정치에 역동성과 신선함을 줄 수 있다면 바람직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5.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5.25. [email protected]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 측에서는 소위 '꼰대' 같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 영등포에 거주하는 대학생 박모(25)씨는 "그간 기득권 정치세력이 발언권을 갖고 있다가 이제 30대가 앞에 나서려고 하니 장유유서라는 단어로 찍어내리는 모습이 꼭 꼰대 같아 보인다"며 "솔직히 나이 많은 사람만 당대표를 할 수 있다는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류 세력이 젊은 세대에게 기득권을 넘겨주기 싫어 나온 발언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장모(26)씨는 "젊다고 정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 많다고 정치를 잘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며 "국민에게는 어떤 인물이 새로운 의제를 만들고 이끌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정 전 총리의 발언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수긍이 간다는 반응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김모(54)씨는 "단지 장유유서라는 단어만 보지 말고 맥락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며 "당대표는 한 정당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일종의 리더가 맡아야 하는 자리"라고 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보다 나이가 어려 정치 경험도 적을 수 밖에 없는 이 전 최고위원이 과연 리더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나"며 "이런 맥락에서 장유유서라는 단어가 표현됐을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정 전 총리의 해당 발언을 두고 네티즌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생물학적 나이가 적다고 해서 생각까지 젊다고 보지 않는다"며 "청년 중에도 고루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고 나이가 들어도 트렌디한 사고를 하는 분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장유유서를 따질 거라면 당 상임고문 중 나이가 제일 많은 분을 후보로 추대하면 된다. 뭐하러 비싼 돈 들여 후보 경선을 치르냐"며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대 의견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정치권에서 나이가 젊으면 그만큼 경험과 경륜이 적다는 걸 의미한다"며 "정 전 총리 입장에서는 아직 정치 경험이 부족한 이 전 최고의원이 당대표로 나선다는 것 자체가 미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옹호하는 입장을 펴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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