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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손흥민이 또?…축구 '와일드 카드'의 모든 것

등록 2021.06.0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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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용어는 '오버 에이지'…올림픽 24세 이상 3명 선발 가능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와일드카드 도입
박주영·황의조·손흥민 와일드카드 '성공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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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비농(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 경기. 한국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Canon EOS-1D X Mark Ⅱ EF200-400 F4 IS Ⅱ USM ISO 3200, 셔터 1/800 조리개 4) 2018.09.0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학범호의 '와일드카드'에 시선이 모인다. 3장의 히든카드로 누굴 뽑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의 도쿄올림픽 성패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가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인 손흥민(토트넘)이 후보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자타공인 아시아 최고인 손흥민은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7골 10도움으로 득점 랭킹 공동 4위에 오른 '톱 클래스' 선수다. 정규리그 공격포인트만 37개로, 토트넘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두 시즌 연속 EPL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지난 4월28일 기자회견에서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 후보로 전 포지션에 걸쳐 11명이 예비 명단에 올라 있다. 손흥민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손흥민이란 이름 석 자가 등장하자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매체 풋볼채널은 "손흥민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등장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경계해야 할 선수"라고 언급했다.

손흥민뿐만 아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슈퍼 와일드카드'로 금메달 획득에 일조한 황의조(보르도), 조현우(울산)도 와일드카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사상 최고 성적을 목표로 선정한 김 감독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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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카시(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27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선제골을 넣고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2018.08.27. (Canon EOS-1D X Mark Ⅱ EF200-400 f4.5-5.6 IS Ⅱ USM ISO 1600, 셔터 1/800, 조리개 4) myjs@newsis.com

물론 후보군에 포함됐다고 무조건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경우 소속팀의 허락이 있어야 참가할 수 있다. 손흥민은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소속팀 반대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금메달을 땄다.

김 감독도 손흥민, 황의조 등 와일드카드 후보군 합류에 대해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6월 평가전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선 "(손흥민과 황의조가) 의지는 있다. 그러나 구단 반대가 심하면 사실상 어렵다. 의지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와일드 카드=오버 에이지' 자격외 선수 선발…올림픽에선 24세이상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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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비농(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손흥민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18.09.01. myjs@newsis.com

축구에서 와일드카드는 선수 등록 제한이 있는 국제대회에서 자격 외 선수를 선발할 때 쓰는 용어다.

대표적으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이 사례에 해당하는 데 나이 제한에 맞지 않더라도 추가로 몇 명을 뽑는 경우를 와일드카드로 부른다. 사실 한국에서만 와일드카드라는 말을 사용하고, 국제적으로는 '오버 에이지(over age)'라고 한다.

올림픽의 경우 최종 엔트리는 원칙적으로 23세 이하 선수 18명으로 꾸려야 한다. 다만 이 중 3명은 24세 이상 선수로 뽑을 수 있다. 바로 와일드카드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참가 연령이 24세 이하로 바뀌어 와일드카드는 25세 이상 선수로 적용된다.

축구에서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처음이었다. 아시안게임은 2002년 부산 대회부터 도입됐다. 와일드카드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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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영국)=뉴시스】서재훈 기자 = 10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런던올림픽 축구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과 일본 대표팀과의 3-4위 결정전이 열린 가운데 박주영이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jhseo@newsis.com

올림픽 축구에 나이 제한과 와일드카드가 생긴 건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오랜 파워 게임 때문이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 축구는 없었다. 축구는 1900년 파리올림픽부터 시범종목으로 등장했다. 정식 종목이 된 건 1904년 FIFA가 창립하고 4년 뒤인 1908년 런던올림픽부터다.

FIFA IOC간 힘겨루기…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나이제한 생겨
이때부터 FIFA와 IOC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1930년 제1회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축구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선 축구가 미국의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프로 선수의 올림픽 참가 대한 FIFA와 IOC의 이견 차이로 생긴 결과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축구가 다시 돌아왔지만, 결국 프로 선수의 출전에 제한이 걸렸다.

프로 선수가 올림픽 축구에 뛰기 시작한 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때다. 그러나 당시에도 유럽과 남미 국가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로 제한했다. 그리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선 지금의 연령 제한(23세 이하)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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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오리존치(브라질)=뉴시스】 장세영 기자 = 한국 손흥민이 14일 (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온두라스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운동장에서 울고 있다. 2016.08.14. photothink@newsis.com

연령 제한으로 올림픽 축구가 흥행에서 부진하자 IOC의 불만이 커졌고, 결국 FIFA가 한발 물러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부터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IOC는 장기적으로 올림픽 남자 축구의 연령 제한이 없어지길 원하지만, FIFA는 오히려 와일드카드까지 없애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팀 와일드카드 성공 사례…박주영·황의조·손흥민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와일드카드 도입 후 한국 축구가 처음으로 뽑은 3명은 황선홍, 하석주, 이임생이었다.

그러나 중앙 수비수 이임생이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 경기 도중 발목을 심하게 다쳐 중도 하차했고, 당시 비쇼베츠 감독은 이임생의 대체자로 한국에서 수비수 이경춘을 긴급 수혈했으나, 미국까지 장거리 비행과 피로 누적, 기존 선수들과 부조화로 이탈리아전 결승골 빌미를 제공하며 실패한 와일드카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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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손흥민 한 시즌 개인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2021.05.02.

와일드카드 악몽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허정무 감독은 김도훈, 홍명보, 김상식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했는데, 홍명보가 대회 직전 부상으로 강철과 교체됐다. 홍명보 공백에 대처하지 못한 한국은 스페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3으로 크게 졌고, 이후 모로코와 칠레를 모두 1-0으로 꺾고도 골득실에 밀려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에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유상철과 정경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김동진, 김정우를 와일드카드로 뽑았지만, 원하는 효과를 내진 못했다.

와일드카드가 처음으로 성공한 사례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을 선택했는데, 와일드카드로 수비를 잡고 최전방 공격력을 극대화해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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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런던의 성공은 2014년 아시안게임(김신욱, 박주호, 김승규)과 2018년 아시안게임(손흥민, 황의조, 조현우)의 연속 금메달로 이어졌다.

특히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가 하이라이트였는데, 황의조는 두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 9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손흥민은 팀 전체를 이끌며 1골 5도움으로 우승에 앞장섰다. 또 골키퍼 조현우는 후방을 든든히 지켜 후배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했다.

바로 이때 사령탑이 김학범 감독이다. 성적을 위해서 와일드카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기도 하다. 과거 성남FC 시절 제자였던 황의조를 발탁해 의리 논란에 휘말렸던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황의조를 끝까지 믿었고, 결국 금메달이란 결과물을 냈다.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도 메달이란 목표를 위해 손흥민 카드가 전격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 또 손흥민 개인에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흘린 눈물을 지울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 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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