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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담했다"…담합 2번째로 신고한 기업도 檢 고발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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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09 10:49:31
까다롭던 1순위 신고 승계 기준 완화해
2순위 신고자는 1·2순위 혜택 선택 가능
귀책 없으면 검찰 고발 안 당할 수 있어
"담합 기업, '내부 고발'할 유인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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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담합을 자진 신고하는 기업에 '검찰 고발 면제' 등 혜택을 주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제도를 정비해 인센티브를 더 키웠다.

현행 제도는 담합 가담 사실을 두 번째로 자진 신고한 기업이 일부 규정이 미비한 탓에 혜택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데, 이런 문제점을 고친 것이다.

이에 따라 2순위 신고 기업도 공정위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별다른 귀책사유가 없다면 검찰에 고발당하는 일만은 무조건 피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9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당한 공동 행위 자진 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 조치 등 감면 제도 운영 고시'(감면 고시)를 개정하고, 오는 1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리니언시 프로그램'(Leniency Program)이라고도 불리는 자진 신고자 감면제는 자사의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하고, 공정위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기업에 제재를 일부 줄여주는 제도다. 1순위 신고 기업에는 시정 명령·과징금 부과, 고발 조치를 면제한다. 2순위 기업에는 시정 명령 및 과징금 절반을 감경하고, 고발 대상에서 제외한다.

현행 감면 고시는 1순위 기업의 감면 신청이 인정되지 않으면 2순위 기업에 그 혜택을 넘겨주는데, 이때 ▲조사 과정에 성실히 협조할 것 ▲자진 신고한 담합을 중단했을 것 ▲담합을 강요했거나, 반복적으로 하지 않았을 것 등 감면 요건을 충족해야만 이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요건을 충족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이다. 2순위 기업이 별다른 이유 없이 조사에 충실히 협조하더라도, 1·2순위 감면을 모두 받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공정위는 "이런 가능성이 2순위 기업의 조사 협조 유인을 떨어뜨려 담합 적발이 어렵다"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순위 기업의 감면 신청이 자사의 귀책사유로 기각돼 이 혜택을 물려받게 된 2순위 기업은 1·2순위 감면 중 하나는 받을 수 있게 된다. 1순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승계하지 않고 2순위 혜택을 받게 되는 것으로, 2순위 기업에 일종의 선택권이 주어지는 셈이다.

단, 공정위가 1순위 기업의 자진 신고 전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면 순위와 관계없이 모든 감면 신청은 기각된다.

'추가 감면제' 관련 규정도 명확화 했다. 특정 담합(A)을 자진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력한 기업이 자사가 가담한 또 다른 담합(B)을 1순위로 신고하는 경우 A 담합의 과징금 등을 더 감면해주는 이 제도는 그동안 세부 기준과 절차가 미비했다.

앞으로 추가 감면제를 이용하려는 기업은 'A 담합 조사 개시일·자진 신고일 중 더 빠른 날 이후~A 담합의 공정위 심의일 이전'에 B 담합의 자진 신고를 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한 A 담합의 공정위 조사 개시일이 2012년 10월1일·자진 신고일이 2012년 11월1일이고, A 담합의 공정위 심의일이 2014년 5월1일이라고 가정하면, 이 기업은 B 담합을 2012년 10월1일~2014년 5월1일에 신고해야 추가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추가 감면 비율은 A·B 담합 규모를 비교해 결정하는데, 이 규모는 '담합 가담자 관련 매출액의 합'으로 한다. 입찰 담합의 경우 들러리 매출액은 포함하지 않고, 계약 금액에 따라 판단한다.

또 단독으로 했던 자진 신고를 공동으로 바꾸려면 그 자료 보정은 75일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이런 내용의 새 감면 고시는 시행일(10일) 이후 심의되는 자진 신고 건부터 바로 적용된다. 단, 공동 자진 신고 보정 기간을 75일로 하는 것은 시행일 이후의 보정부터다.

공정위는 "이번 감면 고시 개정으로 자진 신고자 감면제의 미비점이 개선돼 기업의 조사 협조 유인이 커지는 등 제도가 더 활성화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한 담합 적발·예방이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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