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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장바구니 물가'…쌀·밀가루·돼지고기 원재료 가격 폭등

등록 2021.06.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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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상승세 6개월 연속 10%↑…5월 외식물가 2.1% 올라

돼지고기·밀가루 사용하는 제품가 인상 임박 예상 제기돼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100)으로 1년 전보다 2.6% 올라 지난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상승, 4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사진은 2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한 상점에서 시민이 다양한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2021.06.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100)으로 1년 전보다 2.6% 올라 지난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상승, 4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사진은 2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한 상점에서 시민이 다양한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2021.06.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쌀값 상승이 심상치 않다. 쌀을 주식으로 삼는 우리나라의 경우 쌀값이 오르면 한끼를 해결하는데 드는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경제구조다. 

쌀값 상승세는 주요 식품 가격 인상 요인 중 하나다. 쌀을 주 원료로 하는 즉석밥은 물론 막걸리·떡 등 가공식품 가격이 먼저 오를 수 있고 식사류를 판매하는 외식업계도 원재료 가격을 반영해 인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식품으로 분류되는 밀가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직 제분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3분기(7~9월)에 접어드는 시점부터 인상을 서두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면, 빵, 과자 등도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쌀의 소비자물가는 130.20(2015=100)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107.46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쌀값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요가 높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쌀값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경우 즉석밥, 떡, 막걸리, 가정간편식(HMR) 등 쌀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가격 인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주요 식품기업들은 즉석밥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오뚜기는 지난해 9월 오뚜기밥(210g) 가격을 8% 인상한데 이어 올해 2월 7~9% 올렸다. CJ제일제당은 3월 햇반 가격을 6~7% 올렸고 동원F&B는 쎈쿡 11% 인상했다.

즉석밥 가격 인상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컵밥, 죽, 덮밥, 국밥 등의 제품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오뚜기는 3월 '오뚜기 컵밥' 23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28.5% 인상했고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컵밥 20여종의 가격을 8% 올렸다. 

쌀을 주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 인상은 현재진행형이다. 식품업계는 원재료인 쌀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추가적인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정부와 소비자 눈치를 보느라 못올리고 있다"는 말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쌀을 활용한 과자, 빵, 음료, 아이스크림 등에서 가격 인상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 시점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쌀, 파, 달걀, 식용유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제품을 팔아도 이윤이 남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5월 외식물가는 전월 대비 2.1% 올랐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 있다. 가격은 올리고 싶은데 제품가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걱정이다.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외식을 자제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가격을 올렸는데 오히려 외식경기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다.

돼지고기와 밀가루를 사용하는 제품가 인상도 임박했다는 소문이다. 축산물 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지육가는 1㎏당 4506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1㎏당 5403원으로 19.9% 올랐다.

스팸이나 리챔과 같은 통조림햄을 비롯한 돼지고기를 주 원재료로 만드는 소시지, 돈육 제품들의 원가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돼지고기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이유다.

밀가루 가격 인상은 하반기 최대 관심사다. 밀 소비량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제분업계는 가격 인상 시점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밀가루 인상은 라면·과자·빵·피자·햄버거 등 다른 제품군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

라면 업계가 대표적이다. 라면업계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곡물 가격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격 인상을 미루기 힘든 상황이지만 서민음식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요 식량작물과 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해외에서 들여오는 곡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언제 올릴 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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