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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40년 만에 폐지되는 의경…"마지막 기수 뽑히는 영광 누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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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10 23:15:23  |  수정 2021-06-11 08:58:57
2023년 완전 폐지…경기남부청, 마지막 복무자 선발
일반 34명·특기 7명 등 41명 선발…경쟁률 35.5대 1
경찰청, 文정부 공공일자리 81만 개 공약 위해 추진
"경찰 생활, 전·의경과 함께했는데 사라진다니 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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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김종택기자 = 2023년 의무경찰 폐지를 앞두고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이 열린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응시자들이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의경 34명, 특기(운전·조리) 의경 7명 등 총 41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1,265명이 접수하여 35.5: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021.06.10.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마지막 기수인 만큼 반드시 합격해 의무경찰로 복무하고 싶다."

10일 오전 11시20분께 의무경찰(의경) 선발시험이 치러지는 경기 수원시 연무동 경기남부경찰청 제5별관 건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 29명이 체육복 차림이나 간편한 반팔과 티셔츠 복장으로 체력검정을 치르기 위해 긴장한 표정으로 줄을 맞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2023년 의경 제도의 완전 폐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복무할 인원을 선발하기 위한 시험에 도전한 청년들이다.

한 조당 9∼10명씩 총 3개 조로 나뉜 청년들은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등 2가지 종목의 체력검정을 치렀다.

체력검정에 앞서 시험을 감독하는 경찰관이 실격 기준을 안내했다.

잠시 후 '딩동댕' 소리와 함께 스피커에서 "하나", "둘"이라고 미리 녹음된 구령 소리가 시험장에 울려 퍼졌다.

응시자들은 구령에 맞춰 정해진 기준에 맞도록 팔굽혀펴기를 시행했다.

주어진 검정시간은 개인당 1분씩으로 구령에 따라 동일한 조건 속에서 이를 모두 수행하면 20번의 팔굽혀펴기를 하게 된다.

만일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바로 실격이 되고 곧장 시험장에서 퇴실해야 한다.

응시자들은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체력검정을 통과하기 위해 막바지 힘을 쏟아냈다.

이날 시험을 치른 응시자 A(20)씨는 "군 복무를 색다르게 의경으로 경험하고 싶었는데 더 이상 모집하지 않고 폐지된다는 얘기를 듣고 시험에 응시하게 됐다"며 "이번에 떨어지지 않고 꼭 붙고 싶다"고 말했다.

각종 집회·시위 현장과 청사방호를 도맡아왔던 경기남부경찰 의경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부터 5년에 걸쳐 매년 20% 비율로 의경 대원을 감축해 2023년 9월 이후 완전 폐지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의 의경 폐지 및 공공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약에 따라 경찰청이 이러한 방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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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김종택기자 = 2023년 의무경찰 폐지를 앞두고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이 열린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응시자들이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의경 34명, 특기(운전·조리) 의경 7명 등 총 41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1,265명이 접수하여 35.5: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2021.06.10. jtk@newsis.com
전체 정원은 2018년 2만729명을 시작으로 2019년 1만5547명, 2020년 1만365명, 2021년 5182명, 2022년 1570명까지 감소한다.

의경은 1982년 전투경찰대 설치법 개정에 따라 신설됐다.

의경은 병역대상자 중 경찰청장이 선발, 국방부 장관에게 추천해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전환복무의 한 형태다.

의경은 집회·시위 관리, 교통단속, 순찰 등 치안보조업무를 담당했다.

1983년부터 의경 1기 모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의경을 선발해온 경기남부경찰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 동안 사실상 마지막 의경 기수인 1141∼1142기로 복무할 인원을 뽑고 있다.

오전과 오후에 각 2회씩 총 4회 선발시험을 시행 중이다. 의경이 되려면 337문항에 달하는 적성검사와 체력검정(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을 비롯해 신체 문신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문신은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개성을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의경 제복을 입었을 때 드러나는 부위에 보이지 않거나 의무경찰 명예를 훼손하는 문양이 새겨져 있지 않으면 허용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 선발에서 일반 의경 34명, 특기(운전·조리) 의경 7명 등 총 41명을 뽑는데, 접수한 인원만 총 1265명에 달했다. 35.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렇게 의경이 청년들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먼저 육해공군 복무와 달리 상대적으로 도심과 인접한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어 외박 시 선택할 수 있는 활동 범위가 넓다.

또 코로나19 시대에 대규모 집회 횟수가 줄어들면서 안전관리를 위해 현장에 지원을 나가는 경우가 감소하는 등 복무 강도가 덜해진 게 의경 지원율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경찰관 기동대 신설, 청사 방호 업무 전담 인력 채용 등으로 의경 감축에 따른 업무 공백을 대체할 예정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박종석 의무경찰계장은 "경찰대 졸업 이후 첫 발령을 받으면서 전경(전투경찰순경·2013년 폐지), 의경과 함께 경찰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까 서운한 마음도 든다"며 "그동안 경찰관 역할을 의경으로 복무한 청년들이 해줬다는 생각도 들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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