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 경기동부

경기도-남양주시 감사 권한 갈등, 지방자치 주인은 기관?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1-06-11 11:34:32  |  수정 2021-06-11 15:29:49
감사권한 놓고 법문 하나하나 해석 엇갈려.
자치사무 권한 분쟁보다 보완책 먼저 마련해야.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경기도-남양주시‘권한쟁의심판사건 공개변론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헌법재판관들이 변론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1.04.22. kyungwoon59@newsis.com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감사 권한과 방식을 두고 남양주시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경기도의 특정복무감사 현장조사가 사실상 파행으로 끝나면서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지는 상황이 됐다.

이에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 양측의 갈등이 실질적으로 정리되려면 헌법재판소의 권한 판단에 앞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방자치 감사체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1일 경기도와 남양주시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남양주시 종합감사를 앞두고 남양주시에 요구한 자료 중 일부가 거부되자 이를 사실상의 감사 거부로 보고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남양주시에 대한 특정복무감사를 진행했다.

이미 양 기관은 지난해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 현금 지급으로 인한 특별조정교부금 미교부 사태를 겪으면서 한 차례 충돌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경기도가 언론 보도와 제보 등을 근거로 남양주시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상태다.

감사권한에 대한 갈등은 서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지난해 11월 남양주시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이 청구된 상태로,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행된 남양주시 종합감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무리였다.

올해 종합감사 사전조사에서 남양주시는 관계 법령에 따라 경기도의 요구자료 중 위임사무와 법령 위반이 확인 또는 의심되는 등 행정감사규정상 제출의무가 있는 자료만 모아 제출했다.

기존 헌법재판소 판례 등 법률적 검토를 거쳐 위법 행위가 특정되지 않은 자치사무에 대한 경기도의 자료요구에는 응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사전조사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본감사 대상과 범위를 정해왔던 경기도는 요구자료 중 일부가 누락된 것을 감사 거부로 받아들였다.

경기도는 현행 감사 시스템이 남양주시가 주장하는 헌재의 판결에 따라 관련법 개정 등의 절차에 따라 만들어졌기 때문에 위법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경기도는 남양주시의 감사거부에 대한 위법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특정복무감사를 실시했으나, 이 역시 남양주시가 자료 제출과 담당자 조사를 대부분 거부하면서 실질적인 조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06년 헌법재판소 판례만 놓고 보면 명분은 남양주시에 있다고 보는 쪽이 많다. 지난 2006년 헌재가 행정자치부의 서울시 감사 권한을 두고 제기된 권한쟁의심판에서 남양주시의 입장과 대동소이한 판결을 내렸고, 이후 관계 법령도 남양주시의 주장대로 수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경기도의 편을 드는 사람도 적지 않다. 31개 시·군에 대한 종합감사를 비롯해 각종 특정감사까지 진행해야 하는 경기도 입장에서 위법사항을 사전에 특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만큼 감사 범위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정된 지방자치법 등 관련법과 시행규칙에 명시된 자치사무 감사 권한도 문항 단위로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부분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문제는 특정한 경우를 제외한 기초자치단체의 자치사무 감사 권한을 해당 기초자치단체가 모두 가져갈 경우 타기관 감사보다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남양주시는 자체 감사와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로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 공백을 메꾸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번 감사 권한 분쟁이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전국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청렴한 자체감사 능력과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수행 능력이 요구돼 보편적 대책은 될 수 없다.

이번 감사권한 분쟁의 결론이 전국에 미칠 파장을 생각하면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약해질 우려도 있다.

여기에 반대하고 있는 경기도 역시 자치사무 감사 권한 변화의 수혜자 아닌 수혜자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광역자치단체 자치사무를 감사할 기관이나 제도적 장치가 도의회와 감사원 밖에 남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이런 감사 공백으로 생길 수 있는 피해는 모두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자치사무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하거나 자치단체의 감사관 임명 권한을 단체장이 아닌 주민들에게 부여하는 등 국회나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아직 벌어지지 않은 부작용을 우려해 법에 규정된 자치사무에 대한 기초지차제의 권한을 제한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만 우려되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2006년 헌재 판결 이후 감사제도가 대대적으로 변화되면서 생긴 것이 사전조사인데 이 방법을 거부하는 것이 합당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헌재 판단에 따라 변경된 감사제도로 감사를 진행해 왔기에 남양주시의 주장대로 제도가 운영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판단을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경기도-남양주시‘권한쟁의심판사건 공개변론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변론 시작에 앞서 청구인석에 앉은 조광한 남양주 시장(오른쪽)이 변호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2021.04.22. kyungwoon59@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asake@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