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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이 정도론 안 미쳤다"…탈북 유학생 美대학 비판

등록 2021.06.15 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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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탈북…미 컬럼비아 대학 재학 중

"정치적 올바름 강요…비판적 사고 막아"

[홍콩=AP/뉴시스] 탈북자 박연미씨가 지난 2017년 4월3일 홍콩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15.

[홍콩=AP/뉴시스] 탈북자 박연미씨가 지난 2017년 4월3일 홍콩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15.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수학 중인 한 탈북 유학생이 "북한도 이 정도로 미치진 않았다"며 미국 대학을 공개 비판했다.

탈북 유학생 박연미(27)씨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교육 시스템은 북한만큼이나 암담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정도의 돈과 시간, 에너지를 들이는 만큼 대학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고하도록 강요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미국은 다를 것으로 생각했지만, 북한과 닮은 점이 정말 많다. 그 점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박씨는 북한과 미국 대학이 반서구 정서, 집단적 죄책감, 정치적 올바름 등에서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오리엔테이션 때 학교 직원에게 '제인 오스틴 같은 고전 문학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혼이 났다"며 "'그 작가들이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졌던 걸 모르냐'고 했다"고 전했다.

성 감수성 문제에도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박씨는 "지금도 난 '그'나 '그녀'를 헷갈려 말한다. 근데 이젠 '그들'이라고 말하라고 한다"며 "완전히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명이 퇴보한 것처럼 느꼈다"며 "북한조차도 이 정도로 미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학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씨는 교수, 학생들과 논쟁을 벌였지만 결국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입을 다무는 법을 배웠다고 꼬집었다.

박씨는 13살이던 2007년 어머니와 압록강을 건너 탈북했다. 이 과정에서 인신매매범에게 붙잡혔으며, 개신교 선교단체 도움으로 풀려나 고비사막을 건너 2009년 한국으로 왔다.

국제 사회에 북한 인권 실태를 알려 2014년 BBC 선정 '올해의 세계 100대 여성'에 선정됐으며, 2015년 영문 회고록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을 집필했다.

박씨는 동국대에서 수학 중이던 2016년 미국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로 편입하면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미국인과 결혼해 현재 뉴욕에서 거주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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