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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1년 만의 4%대 고성장도 양극화 해소 없이는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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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16 16: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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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올해 우리 경제가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 활력을 높이겠다."

지난달 취임 4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내놓은 공언이 현실화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곤두박질쳤던 경제 지표들이 올해 들어 일제히 반등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고 있다.

지난해 -0.9%(한국은행 조정) 역성장했던 우리 경제는 코로나 위기를 돌파하며 정상 궤도 진입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과 함께 탄력이 붙은 수출은 1~5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는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높아진 저축률에 백신 접종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하반기 내수 경기에 불을 지필 것으로 기대된다. 부진을 거듭했던 고용시장도 개선되며 코로나19 이전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 같은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반영해 이달 중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올려 잡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불안 요소 또한 산재해 있다. 고공 행진 중인 집값과 계속해서 불어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허리층인 30·40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청년층도 여전히 힘겹다. 풍부한 유동성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꿈틀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사회 곳곳에 드리워진 양극화의 그늘에는 희망의 볕이 들지 않은 지 오래다. 코로나19 이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확장 재정으로 계층 간 소득 분배 격차는 미세하게나마 개선됐지만 저소득층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줄어 살림살이는 더욱 쪼들린다. 고용시장 회복세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업종별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K자형'을 그리고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1년 넘게 등교 수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학생들의 학력 격차는 더욱 심화했다. 사교육비 지출 여력이 있는 가정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더라고 학원은 거르지 않는다. 반면,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가 될 백신 접종에서도 양극화 조짐은 있다. 백신 후유증을 이겨내기 위한 휴가조차도 누군가에게는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불가항력적이었다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심각하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신다고 해서 지금의 양극화가 해소될 것이라 기대하기도 힘든 지경이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라며 당차게 출범했다. 임기 1년이 채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사람, 즉 소시민이 먼저였는지 돌아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예측 불가능한 혼돈이 이어지며 양극화의 어둠이 더 짙어질 것이란 기시감마저 든다. 양극화 해소 없이는 11년 만의 4% 성장률도 '빛'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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