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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펜하'·라켓소년단 인종차별 논란...달라진 'K-드라마'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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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20 16: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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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펜트하우스3'에서 인종 차별 논란이 된 장면(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6.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지난주 드라마 두 편이 연이어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라 할 수 있는 '펜트하우스3'(SBS)와 최근 호평 속에 방영되고 있는 '라켓소년단'(SBS)이 그 주인공이다.

11일 방송됐던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 2회에서 로건 리(박은석)의 쌍둥이 형 '알렉스 리'(박은석)가 등장했다. 이후 그의 외형이 인종 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알렉스 리' 역의 박은석은 레게머리에 문신, 금붙이 등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 특이한 말투를 사용해 해외 팬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인종 차별 논란에 제작진·출연자 사과
1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 5회에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경기에 임하는 한세윤(이재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세윤은 유력한 우승 후보로 다른 팀들의 견제를 받고 있었다.

팽 감독(안내상)은 "숙소 컨디션도 엉망이고, 지들은 돔 경기장에서 연습하고 우리는 에어컨도 안 나오는 다 낡아 빠진 경기장에서 연습하라고 하고"라며 열악한 상황에 분노를 터트렸다. 극 중 홈 팀에 비교해 차별받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후 한세윤이 경기 중 실수를 할 때마다 환호하는 홈 팀 관중들의 모습도 그려졌다. 이에 팽 감독은 "공격 실패할 때 환호는 개매너 아니냐"며 "매너가 있으면 야유를 하겠냐"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는 인도네이사 시청자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인들을 차별적으로 묘사했다며 항의했다. 구체적으로 모욕감과 불쾌함을 느꼈다며 인종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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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BS의 인도네시아어 사과문. 방송 직후 인도네시아 팬들은 SBS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해당 장면이 인도네시아를 비하한 인종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누리꾼들은 "인도네시아 팬들은 원정팀에게도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팬들을 왜곡하고 무시한 드라마 묘사에 화가 난다"고 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관련해 SBS는 17일 드라마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가 담긴 입장을 밝혔다. SBS는 "'라켓소년단' 5회에서 방송된 경기 장면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특정 국가, 선수, 시청자를 비하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줬던 일부 장면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다음 회차부터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박은석은 12일 자신의 SNS 계정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 해를 끼치거나 조롱하거나 무례하게 하거나 낙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캐릭터를 보고 화가 난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저에게 자각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알렉스의 외모는 의도적으로 조롱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동경하고 되고 싶었던 문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 '인종차별'로 보기 어려울 수도…변화 계기로는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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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라켓소년단'. 자카르타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는 한세윤의 모습.(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6.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이번에 논란이 된 두 드라마의 설정이 실제로 '인종 차별'적이냐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전적 의미의 인종 차별은 '인종적 편견 때문에 특정한 인종에게 사회적, 경제적, 법적 불평등을 강요하는 것'을 뜻한다.

즉 '인종 차별'이라는 행위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편견'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라켓소년단'에서 그려진 인도네시아 관중의 야유는 한세윤의 극적 성장 드라마를 그리기 위한 도구다.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인의 경기 관람 태도를 과장한 것일 뿐, 이들의 경기 관람 태도가 원래 매너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개입돼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이 장면은 실상 인종 차별적인 설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인종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흑인들뿐만 아니라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연출도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야유하고 소리지르는 응원단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역시 "인종 차별 의도가 있었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 국제 경기에서 일종의 텃세 같은 걸 표현하려던 것 같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쪽에서 불편함이 있었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펜트하우스'(작가 김순옥)는 학교 폭력, 부동산, 입시 등 사회의 주요 현안을 자극적인 전개로 풀어내며 시청자의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부족한 개연성이 문제가 됐지만 '순옥적 허용'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여차저차 넘어가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펜하3'에서 무리수적 설정을 심하게 남발하며 결국 '인종 차별' 논란을 겪게 됐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펜트하우스'는 작가의 무리수가 그런 의외의 논란까지 야기했다고 본다. 그 장면이 본래는 진지한 반전을 줘야 하는데, 워낙 쌍둥이 설정 스토리를 남발하다 보니 우스운 장면이 돼 버렸고, 그것이 희화화로까지 논란이 확산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 평론가의 말을 정리하면 이 장면이 애초에 흑인을 희화화할 의도는 없었으나, 계속되는 김순옥 작가의 무리한 설정의 남발로 '알렉스 리'의 등장이 시청자에게 '반전 소름'보다는 그저 헛웃음만 안겼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진지한 장면이 우스운 장면으로 변질됨으로써 인종 차별적 요소를 띄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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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4개 부문 상을 휩쓸며 '그래미의 신데렐라'로 불렸던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아시아인 인종 차별적 단어를 사용해 최근 논란이 됐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빌리 아일리시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단어인 '찢어진 눈(chink)'를 사용하거나, 중국인의 말투를 흉내내는 모습을 엮은 동영상이 SNS 상에서 확산되고 있다.(사진=SNS 캡처)2021.06.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흑인 문화를 전용(예정돼 있는 곳이 아닌 다른 데로 돌려서 씀)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차이가 있다. 흑인 비평가들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레게머리 같은 건 흑인들이 배제받으면서 나왔던 저항 정신(과 관련돼 있다) 그 저항정신을 탈각시키고 백인들이 소비할 때, 그건 폭력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제 힙합이 주류문화가 됐다. 그 패션을 이제 가져올 때 파별(갈래를 나누어 가름)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할 지점이 있다"고 흑인 인종 차별과 관련한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알렉스 리'는) 굉장히 무리한 설정이었다. 다른 캐릭터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기이한 설정에 흑인 문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흑인들) 당사자들은 비하로 가져왔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막장드라마고 (그만큼) 희화화가 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조심했어야 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한국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K-드라마'라고 불리며 세계 최대의 OTT 넷플릭스에도 다수 노출되는 만큼 그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시청자를 더욱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있다. 모든 면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제작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로 가는 드라마들이 많다. 더욱 고민해야 더욱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이번 일은) 사안이 의도와 상관없이 벌어진 것이지만, 이제 드라마를 만들 때도 글로벌한 시청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이런 사태가 말해주는 것 같다"고 짚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서구권에는 공인되다시피한 차별 코드가 있다. 예를 들어 얼굴에 검은 색(블랙 페이스)을 칠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우리나라는 차별 코드에 대해 공인된 무언가가 없다. 서구권에는 정리가 많이 돼 있다. 앞으로 드라마를 만들 때 해외 시선에 보다 좀 예민하게 경계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대중문화를 포함한 예술의 영역에서 정치적 올바름(PC)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하재근 평론가는 무엇이 소수자·약자에 대한 '차별'의 시선인지 더 활발한 논의가 시작될 때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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