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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 컨디션 난조 '위키드' 회차, 이미 끝났지만 환불 왜 했나

등록 2021.06.21 0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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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울었던 옥주현, 20일 무대서 다시 정상 궤도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엘파바 역의 옥주현이 2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뮤지컬 위키드 배우 공동 인터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2.2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엘파바 역의 옥주현이 2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뮤지컬 위키드 배우 공동 인터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옥주현 배우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소리도 좋고 고음도 잘 나서 다행이었습니다."

20일 오후 2시 부산 드림씨어터 뮤지컬 '위키드' 공연. 엘파바 역을 맡은 옥주현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박수로 그녀를 맞았다.

옥주현은 지난 17일 같은 장소 '위키드' 공연 중 2막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원활하게 배역을 소화하지 못했다. 당일 공연 후 무대 인사에서 옥주현은 객석을 향해 연신 미안함을 표하며 펑펑 눈물을 흘렸고, 관객들은 "괜찮아"로 화답했다.

옥주현은 19일 오후 2시 예정됐던 자신의 공연을 한 차례 쉬고(같은 역의 손승연이 대신 올랐다), 컨디션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옥주현이 이번에 컨디션 난조를 보인 것과 관련 관객과 대중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지금까지 너무 완벽했다. 얼마나 속상했을까" "기계도 고장 날 수 있는데, 하물며 사람인데"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1세대 아이돌 걸그룹 '핑클' 출신인 옥주현은 2005년 '아이다'로 뮤지컬에 데뷔, 스타로 자리매김해왔다. 그간 옥주현이 뮤지컬 무대를 탈 없이 잘 끌고 온 것에 대한 지지였다.

지난 2011년 1월 원캐스트로 출연했던 '아이다' 공연 직전 목 상태가 돌연 안 좋아지면서, 한 회차를 취소한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평소 공연 전 공연장 내 습도까지 꼼꼼하게 챙길 정도로, 완벽한 무대를 위한 노력이 잘 알려져 있다.

위키드 제작사 에스앤코 역시 마찬가지다.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킹' 오는 8월 초연을 앞둔 '하데스타운'까지 수준 높은 대형 뮤지컬 라이선스 공연을 안정적으로 국내에 선보여왔다.

에스앤코는 이번에 옥주현이 컨디션 난조를 보인 공연의 관람료 전액을 환불한다. 당일 취소나 무대 이상 등이 아닌, 배우의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이미 끝난 공연에 대해 환불 조치를 취하는 건 뮤지컬계 이례적인 일이다. 에스앤코는 "소중한 시간을 내어 주신 관객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이 같이 조치했다.

앞서 2011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끝난 공연에 대해 환불 조치를 취한 적이 있는데 공연 도중 일어난 음향 사고에 대한 보상이었다.

[서울=뉴시스]이소라. (사진=에르타알레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소라. (사진=에르타알레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26. [email protected]

콘서트계엔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9년 5월8일 가수 이소라가 스스로 공연에 만족하지 못하겠다며, 공연을 끝낸 뒤 관객 전원에게 입장료를 돌려줬다. 대다수의 관객들은 "만족한다. 괜찮다"고 반응했으나, "이런 노래를 관객들에게 들려드리는 건 미안한 일"이라며 그녀는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수익이 곧 성공과 직결인 콘서트 업계에서 이소라의 사례는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번 옥주현과 '위키드'의 사례는 이소라 경우와 맥락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가운데 공연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특단으로 풀이된다.

공연 제도가 점점 선진화되고 있지만, '자발적 리콜'은 여전히 흔하지 않다. 공연 감상은 주관적이라, 재미나 만족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통 큰 보상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내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고급화된 '위키드' 브랜드를 지키려는 노력으로도 읽힌다.

뮤지컬 홍보사 관계자는 "공연은 노래와 춤, 이야기뿐만 아니라 추억과 감동까지 파는 일"이라면서 "출연자와 창작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를 담당하는 소비자(관객)가 함께 만드는 것이라 관계가 끈끈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상품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내는 '작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번 조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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