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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고용승계 거절한 용역업체…대법 "부당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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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23 06:01:00
기존 근로자 중 1명 고용 승계 거절해
"신뢰관계 형성됐다면 승계기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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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법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사업 진행 도중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기존에 일하던 근로자들의 고용 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로 그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선탄관리업을 하는 원고 A기업이 피고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A기업은 지난 2018년 3월29일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광업소)와 2018년 4월1일부터 같은해 12월31일까지 선탄 관리 작업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A기업은 기존에 일하던 B용역업체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18명 중 1명을 제외한 17명과 새롭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A기업은 2018년 5월31일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근로자 C씨가 속해 있던 대한석탄공사 연합노동조합(노동조합)에 'C씨의 고용 계약을 승계할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고 이후 C씨는 더 이상 이 사건 광업소에서 선탄 작업을 하지 못했다.

C씨는 2018년 7월16일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는 부당하다'는 내용의 구제 신청을 했다. 위원회는 'A기업이 C씨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있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 승계를 거부함으로써 C씨를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이유로 해당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불복한 A기업은 2018년 10월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년 1월24일 초심 판정과 같은 이유로 A기업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A기업은 "C씨와 기존 B용역업체 사이의 고용 계약을 승계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위법하다"며 "설령 고용 승계 의무가 있다고 해도 C씨 역시 본인에 대한 고용 승계 거부를 인식하고 있었고 이 사건 해고 시점인 2018년 4월1일로부터 3개월이 넘은 7월16일에 C씨가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한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A기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다.

1심은 "해고는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해고의 존부와 시기는 사용자의 의사 표시가 상대방에게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한다"며 "이 사건 해고는 A기업이 노동조합에 '고용 계약 승계 의사가 없음'을 문서로 통보한 2018년 5월31일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하고 이에 따라 C씨의 구제 신청은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기간을 도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2심은 A기업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은 "근로자들은 2009년부터 용역업체의 변경과 무관하게 광업소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며 "용역업체가 변경됐음에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적도 있는 점, A기업 역시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서 '규정은 없지만 관행적으로 근로자 고용 승계를 해왔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볼 때 C씨는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원심 판결을 확정한 대법원 재판부는 "기존 용역업체의 계약 기간이 만료돼 새로운 용역업체가 계약을 체결한 경우 기존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해 새로운 근로 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용 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승계를 원했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며 "C씨가 새로운 용역업체인 A기업으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정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으므로 고용 승계 거절의 효력이 없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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