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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부실·반칙' 붕괴 참사 배경 실체 드러나나(종합)

등록 2021.06.22 18: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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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1차 감식 결과 조만간 발표…최종 규명은 두 달 소요
공무원 청탁 받고 감리 지정…'책임 방기' 감독으로 이어져
'부실 철거 배경' 불법 다단계 하도급 거래 실체 파악 집중
조합 비위도 수사…경찰, '해외도피·증거인멸' 방해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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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사고와 관련, 붕괴 건축물이 무너져 도로로 쏟아지기 직전 철거 모습. 철거물 뒤편에 쌓아올린 건축잔재물 위에 굴삭기를 올려 일시 철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1.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신대희 변재훈 기자 =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4구역 내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안전을 소홀히 한 '날림' 철거가 붕괴 요인으로 꼽힌다. 참사 배경으로 꼽히는 불공정 감리 지정, 불법 다단계 하도급, 업체 선정 조합 비위 등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한편으론 피의자 해외 도피, 조직적 증거 인멸 등 방해에 직면한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 성과를 낼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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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경찰 등이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공사구간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철거 건물 버스 매몰 사고'와 관련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1.06.10. hgryu77@newsis.com



◇ '왜 무너졌나' 참사 원인 규명 잰걸음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재개발 건물 붕괴 1차 감식 결과가 이르면 다음 주 또는 7월 초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종 규명까지는 두 달 안팎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과수는 참사 당일인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국과수가 현장 감식 내용을 시뮬레이션(사고 시험 재현 기법)한 뒤 추정하는 건물 붕괴 원인을 공유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내용과 수사 상황을 두루 검토해 1차 붕괴 원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제기된 붕괴 요인은 ▲작업 절차를 무시한 철거 방식(후면·저층부터 압쇄) ▲수직·수평 하중을 고려치 않은 공법(흙더미 활용 하향식 압쇄) ▲건물 지지용 쇠줄 미설치 ▲과도한 살수 ▲굴착기 무게 ▲흙더미 유실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원인 발표 뒤에도 국토교통부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충분히 검토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최종 규명까지는 두 달 안팎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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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광주시 해체 공사 감리 지정 관련 조례.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 '책임 방기 감리' 뒤엔 청탁 지정 있었다

관할 자치구 건축 공무원은 부정 청탁을 받고 철거 건물의 감리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 청탁·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해당 공무원은 청탁을 받고 지난해 12월 31일 광주 모 건축사무소 대표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 철거공사 감리자로 선정한 혐의다.

경찰은 감리가 특정돼 건물 철거 계획서가 제출(지난달 14일)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청탁 시점과 내용, 청탁 외부 요인과 연결 고리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감리 지정에 다른 공직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개입됐는지 여부도 규명할 방침이다.

청탁에 의해 지정된 감리는 작업 절차를 무시한 철거 공정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고, 감리 일지도 작성하지 않았다. 결국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감리가 부실 철거를 미리 막지 못해 참사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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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4구역 5층 건물 붕괴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 물품을 옮기고 있다. 2021.06.16. jhope@newsis.com


◇ '부실 철거 배경' 불법 하도급 실체 드러내나 

경찰은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면서 공사비가 삭감, 허가 받은 계획서 상 작업 절차를 무시한 부실 철거가 강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학동 4구역 내 철거 용역 공식 계약 규모는 ▲일반건축물 52억여 원 ▲지정건축물(석면) 22억여 원 ▲지장물 25억여 원 등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신생 업체인 백솔이 불법 하청을 따내 공사비 12억여 원으로 일반건축물 철거를 도맡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석면 철거는 조합이 다원이앤씨·지형 등 업체 2곳에 용역을 맡겼으나, 실제론 면허가 없는 백솔이 공사를 했다. 다른 업체 면허를 빌린 백솔은 4억 상당의 재하청 용역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면 계약, 철거 공법 지시 등 관련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계획서 상 작업 절차를 지키지 않은 철거 공정이 이뤄진 배경에 한솔, 다솔이앤씨 또는 원청사 현대산업개발의 구체적 지시 여부도 살핀다.

또 법인 등기 상 서로 다른 철거업체 2곳의 경영진이 겹치는 점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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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사상자 17명을 낸 재개발 철거 중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과 관련, 조직폭력배 출신 인사가 철거 업체 선정 개입 의혹이 무성하다. 사진은 재개발조합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폭력배 출신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문흥식씨(빨간 원 안)가 지난 2018년 10월31일 조합 사무실에서 나오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2021.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해외 도피·증거 인멸' 방해 직면한 경찰 수사

조직적인 수사 방해도 잇따르고 있어 경찰이 성과를 낼 지 관심을 모은다.

업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조직폭력배 출신 문흥식씨(전 5·18구속부상자회장)는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귀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핵심 피의자에 대한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

이달 18일 압수수색 중엔 불법 하도급 연루 철거사들이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 다원이앤씨·한솔 관계자 4명은 증거인멸·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입건됐다.

다원이앤씨 임직원 2명은 참사 직후 나흘 만인 이달 13일 대용량 정보 저장 장치(하드디스크) 7대를 없앤 뒤 교체하고 해당 행위가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솔 직원들도 압수수색 당일인 지난 18일 서류 일체를 숨겼다.

경찰은 이들이 숨기거나 없앤 자료가 계약 관련 내용일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형사 입건자는 총 19명이다. 이 중 백솔 대표(굴삭기 기사), 한솔 현장사무소장, 감리가 구속됐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4시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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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지나가던 버스를 덮쳤다.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1.06.09. hgryu77@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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