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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간절했다"…62살 미군 女언어학자, 헤즈볼라에 극비정보 넘겨

등록 2021.06.25 14: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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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 미 정보원 이름넘겨…미군 이라크 작전 위태롭게 해

"국가 안보 위태롭게 할 의도 없었다" 선처 호소 불구 징역 23년형

[테헤란(이란)=AP/뉴시스]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들고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2020.01.05.

[테헤란(이란)=AP/뉴시스]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들고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2020.01.05.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매리엄 톰슨이라는 62살의 미군 언어학자가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연계된 외국 남성에게 이라크 내 미군 정보원들의 이름을 전달한 혐의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고 BBC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녀는 이 같은 혐의를 인정했지만, "노년에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절박했다. 하지만 누구도 해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녀가 미국의 정보원과 군대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존 데머스 법무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톰슨에 대한 선고는 그녀가 위태롭게 한 미 국민과 미국의 인적 자원, 그리고 친구이자 동료로서 그녀의 곁에서 일했던 군인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태생의 미국 시민권자인 톰슨은 해외 미군 시설에서 계약 언어학자로 일하며 극비 정보 취급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2017년 헤즈볼라 및 레바논 정부와 연고가 있는 한 남성과 사랑에 빠지게 됐다.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레바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톰슨이 지난해 이라크 내 미군 작전에 대한 민감한 정보들을 이 남성에게 넘겨주었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미국은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사망을 초래한 공습을 감행했다. 톰슨의 연인(?)은 곧바로 톰슨에게 솔레이마니를 목표로 삼는데 누가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고, 그녀는 미군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해 미국 정보원에 대한 수십 개의 파일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 파일들에는 8명의 미 정보원들에 대한 정보와 함께 다음 공습 대상이 될 수 있는 10개의 목표물, 공습과 관련된 미군의 전술 및 절차 등의 정보들이 담겨 있었다.

톰슨은 2020년 2월 해외의 한 미군기지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체포됐고, 한 달 후 간첩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법정에서, 검찰은 톰슨의 유출이 야기한 "진짜 위협"을 들어 30년 형을 구형했다.

톰슨은 "미군들을 해치거나, 국가 안보에 피해를 입힐 의도는 없었다"고 선처를 간청했다. 그녀는 또 "나를 사랑해줄 누군가가 간절히 필요해 잠시 내가 누구였는지 잊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존 베이츠 판사는 톰슨의 범죄 내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녀 역시 동정을 받을 만하다며 검찰 구형보다 짧은 23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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