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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난간 없는 벽에 앉아있다 추락사…"2억 배상"

등록 2021.07.10 13:00:00수정 2021.07.10 14: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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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 뒤 3m 높이에도 울타리 설치 안돼
유족들 "안정성 못갖췄다" 구청에 손배소
법원 "방호조치의무 소홀" 2억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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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술에 취해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구청의 주차장에 앉았다가 뒤로 넘어져 3m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한 경우 배상받을 수 있을까. 법원은 울타리를 설치했다면 추락사를 방지할 수 있었다며 구청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6월 만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구청의 주차장 외벽에 걸터앉았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 A씨는 외벽 뒤로 넘어져 추락했고 결국 사망했다.

당시 구청의 주차장은 건물 앞을 기준으로는 평탄한 모습이어서 외벽 높이가 성인 무릎 정도 높이인 53㎝ 정도였다. 하지만 외벽 뒤로는 오르막길이어서 바닥에서 약 3m 정도 높이에 이르렀지만 별도의 울타리가 설치돼 있지는 않았다.

A씨의 유족들은 "이 사건 주차장은 일반 대중에게 주차장 및 통로로 제공되고 있어 공공 영조물에 해당하는데 영조물 자체가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구청에 총 6억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판사 허명산)는 A씨의 유족들이 구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발생한 외벽의 위치는 이 사건 주차장 외벽 중에서도 외벽 바깥의 바닥에 비해 매우 높은 곳으로 바닥에서 약 3m 정도 높이"라며 "그곳에서 사람이 떨어진다면 크게 다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벽 위로 울타리 등을 설치한다면 사람이 실수로 외벽 바깥으로 넘어가는 것을 쉽게 막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울타리 등 추락 방지 장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주차장이 정기안전점검을 모두 통과했다고 해도 이는 점검 주체 판단에 불과해 법원 판단을 구속하지 못한다"며 "구청은 사고 후 울타리를 설치함으로써 사람의 추락을 방지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A씨가 술에 취해 외벽에 걸터앉은 것이 사고 원인이 됐다 하더라도 구청이 주차장 외벽을 앉기 쉽게 설치하지 않았다거나 울타리 등을 설치했다면 A씨가 실수로 추락하는 일은 충분히 예방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고 당시 A씨는 만취 상태에 이르러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외벽에 스스로 걸터앉았다가 추락한 부주의를 손해배상액에 참작한다"고 구청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모두 종합해 구청이 A씨의 유족 3명에게 총 2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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