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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메타버스'에 푹 빠진 자동차업계

등록 2021.07.13 0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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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 VR헤드셋 쓰고 각국서 접속해 디지털차로 품평
소비자들, 메타버스서 차량시승…신입사원은 아바타로 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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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자동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자동차업계가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 '메타버스(Metaverse)'에 푹 빠졌다. 자동차업계는 기존에도 차량 연구개발(R&D)이나 디자인에 메타버스를 활용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입사원 교육과 신차 홍보 등으로 적용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재택·원격근무가 늘면서 가상이지만 현실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메타버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에서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신차 품평회를 하려면 디자이너들이 미국·독일·인도 등지에서 한국으로 와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각국의 사무실에서 '현대차 VR 개발공간'에 접속, 신차를 보며 품평에 참여한다.

이 공간에는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가 존재한다. 디자이너들은 손짓 한 번으로 자동차의 색깔을 바꾸고 손동작으로 헤드램프, 계기판의 색상과 재질을 교체한다. 현대차의 수소전용 대형트럽 '넵튠'의 디자인도 이 공간에서 탄생됐다.

이 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는 현대차·기아가 운영하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때문이다.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는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 혹은 주행 환경 등을 구축해 실제 부품을 시험 조립해가며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상당 부분 대체한다.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도 있고,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도 빠르게 확인, 개선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고, 원격으로 협업을 함으로써 제조 전에 중요한 문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상 현실을 통해 글로벌 팀과의 실시간 협업도 가능하다.

메타버스는 소비자와의 소통에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버제트의 '제페토'와 협업해 가상공간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사용자를 표현하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친구들과 소통하며 놀이·쇼핑·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제약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들에게 인기다.

현대차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인 제페토에서 차량을 구현했다. 플랫폼 내 인기 맵(공간)인 다운타운과 드라이빙 존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다. 또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제페토의 비디오 및 포토 부스에서 쏘나타를 활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코로나19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집합교육이 힘들어지자 메타버스를 통해 MZ세대 신입 사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원격 근무가 활성화되고, 인공지능(AI)과 가상 현실을 융합한 디지털 콘텐츠가 부각되며 신입 사원 입문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키로 했다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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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채용된 현대모비스 신입 사원 200여명은 가상 공간에서 서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색다른 공간을 다양하게 체험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은 신입사원들이 아바타로 교류하며 친밀감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게 해준다. 신입 사원들은 메타버스에서 각자 소감을 발표하고,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과 일하는 방식에 가져올 변화, 회사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현대모비스는 신입 사원들이 들어오면 회사를 이해하고, 애사심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집합 연수와 하계 제주도 수련대회 등의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상황과 MZ세대의 특성 부각 등 사회 변화 흐름에 맞춰 교육 방식과 콘텐츠를 유연하게 바꿔가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 만도의 경우 글로벌 3D 개발 플랫폼업체 유니티와 가상현실(VR) 기반 자율주행 개발 환경 구축을 위해 손잡았다. 만도와 유니티는 2018년부터 전방카메라를 사용해 3차원 VR 환경의 자율주행 시나리오를 검증해 왔다. VR은 차량, 보행자 등 사물인식뿐만 아니라 날씨 등 환경 조건 검증도 가능하다.

양사는 기존 협업 성과를 바탕으로 레이다, 라이다, 서라운드 카메라 등 자율 주행 인식 관련 모든 제품에 대한 VR 검증 개발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검증 범위는 자율주행 인지·판단·제어 등 전 영역으로 확대된다.

만도 강형진 센터장(ADAS R&D)은 "실제 주행으로 모든 자율주행 시나리오를 검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를 위해 유니티와 함께 고품질 3차원 자율주행 데이터 검증 환경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니티 인공지능∙머신러닝 수석 부사장 대니 랭 박사는 "유니티는 고품질 합성 데이터 세트와 시뮬레이션을 빠르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센서 툴을 개발하거나 훈련하는 데 효과적인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역시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의 완성차 기업 BMW는 언리얼 엔진 개발사인 에픽게임즈와 협업해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센터를 따로 세웠다. 포르쉐 역시 신차의 도로 내구성 주행 테스트에 앞서 차량을 가상 공간에 배치해 다양한 시험 주행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포르쉐의 정체성을 살리는 낮은 에어로다이나믹(주행 중 공기저항) 항력을 설계하는 디자인 역시 가상현실의 도움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의 가속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메타버스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현실세계에 존재하지도 않는 구찌가방이 400만원대에 팔리는 등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자동차업계 역시 차량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메타버스 활용을 더욱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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