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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왜 갑자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적극적일까

등록 2021.07.20 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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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국제표준 제정 등 연구만

올해부턴 CBDC 발행에 적극적

중국 견제, 비대면 결제 등 영향

[워싱턴=AP/뉴시스]지난 2월5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전미 흑인 상공회의소 회원들과의 화상 원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지난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증시 혼란은 미국 경제의 취약점을 노출시켰으며, 미 금융감독 당국은 이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2021.4.1

[워싱턴=AP/뉴시스]지난 2월5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전미 흑인 상공회의소 회원들과의 화상 원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지난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증시 혼란은 미국 경제의 취약점을 노출시켰으며, 미 금융감독 당국은 이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2021.4.1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해 그 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부터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받는 CBDC의 상용화를 앞둔 중국에 대한 견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결제 증가, 달러화의 국제적 위상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와 암호화폐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 연준은 CBDC 발행보다는 관련 규제와 국제표준 제정 등에서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는 입장만 보여왔다. 달러화의 중요성을 고려, CBDC 연구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만 움직여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은 CBDC에 대한 초점을 연구에서 '발행'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연준은 CBDC 발행 전제 조건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간하고, 국민과 CBDC의 장단점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다음 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주최한 가상결제 컨퍼런스에서 CBDC가 현금과 공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지난 5월에는 CBDC를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 중이며 올해 여름 CBDC 발행 가능성을 전제한 토의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 미국은 CBDC와 관련한 지속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어 암호화폐 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디지털화폐가 있다면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도 필요 없고 암호화폐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9일에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실무그룹과 만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뒤 스테이블 코인 규제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금융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일부 영향을 미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하락 국면이 소폭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중국의 발 빠른 CBDC 발행 준비와 관련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중국이 CBDC와 관련해 크게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도 뒤늦게 따라 나섰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인민은행 CBDC인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 발행을 준비해 왔고, 가장 진전된 디지털 화폐로 평가 받으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개혁감독 특별 소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2021.07.15.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개혁감독 특별 소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2021.07.15.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DCEP와의 연관성에 대해 부정하며 결제편의성, 거래비용 절감 등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라고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국내 상황과 비슷하게 민간 암호화폐 시장 급성장으로 인한 규제 필요성 대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결제 증가 등을 이유로 CBDC 도입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도 미국의 입장 변화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이 이 같은 CBDC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그 외 다른 국가들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CBDC 발행 검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적으로 CBDC 도입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김보영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그 동안의 CBDC 개념 연구 중심에서 실제 실험으로 연구를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CBDC 발행 필요성은 각국 상황 별로 상이하지만, 향후 글로벌 지급결제시스템 변화 대응 등으로 도입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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