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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백 48% 예방효과 그친 獨, 美 예산지원·속도에 밀렸다

등록 2021.07.26 13: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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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초고속 작전'으로 기업 당 수조원 임상 지원

제약업계 "국내도 mRNA 기술 자립 나섰지만 정부 미온적"

"과감하고 신속한 정부의 투자 결정 절실"

[튀빙겐=AP/뉴시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튀빙겐 지역에 위치한 제약사 '큐어백'의 엠블럼.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독일 바이오제약 기업 큐어백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를 확실히 예방할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0210.02.03.

[튀빙겐=AP/뉴시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튀빙겐 지역에 위치한 제약사 '큐어백'의 엠블럼.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독일 바이오제약 기업 큐어백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를 확실히 예방할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0210.02.03.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의 선두기업이던 독일 큐어백의 mRNA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3상 최종 결과 예방효과가 48%에 그쳤다. 반면 벤처기업이던 미국 모더나는 90% 이상의 예방효과를 거두며 전 세계 두 번째 mRNA 백신으로 앞서 허가받았다. 미국 화이자의 mRNA 백신 역시 90% 이상의 효능을 보이며 첫 번째로 허가받았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 같은 효능 차이는 정부 투자 수준의 차이와 같다고 입을 모은다. 투입된 자본에 따라 개발 소요시간 및 성공 여부가 현격히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OWS) 프로그램을 가동해서 총 180억 달러(약 20조원)의 예산을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투입했다. 이 중 모더나와 화이자에 각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와 19억달러(약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선지급해서 연구·개발을 도왔다.

독일 정부 역시 큐어백의 지분 23%를 3억 유로(한화 약 4000억원)에 인수하며 투자했지만 미국과는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 독일 정부는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에도 3억7500만 유로(4915억원)를 지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독일 정부도 지원에 나섰지만 미국의 지원 규모와는 차이가 크다"며 "큐어백은 코로나19 전부터 mRNA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혔던 기업이다. 하지만 결국 최단 기간 개발 성공의 열쇠는 자본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큐어백의 사례는 mRNA 백신 기술 자립에 나선 국내에도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

현재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주축의 'K-mRNA 컨소시엄'이 지난 달 출범했다. 이 컨소시엄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민간 컨소시엄으로 출발해서 현재 정부 참여를 유도 중이다. 3개사는 mRNA 백신 개발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지원 방향과 규모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 한미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 바이오 업계가 mRNA 기술 자립을 위해 정부와 컨소시엄 구성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mRNA 백신은 한 번 개발 플랫폼을 구축해놓으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도 항원의 염기서열만 갈아 끼워 신속하게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 좋은 분야로 꼽힌다. 코로나19뿐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신종 감염병과 항암백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생산설비 구축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mRNA가 백신 사업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mRNA 기술을 자립하려면 정부가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며 "변이 확산이 심각해 속전속결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지금 정부는 좀 더 지켜본 후 투자하겠다는 안일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백신 기업이 mRNA 기술을 구축하면서 트렌드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가 늦는다면 가을·겨울엔 확진자 증가세가 더할텐데 점점 자체 대응이 어려워진다. 재난지원금보다 더 중요한 건 과감한 결단과 통솔력으로 백신 임상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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