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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시약도 '당일배송'…버티컬 플랫폼의 속도戰

등록 2021.07.26 16: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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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약·연구물품 오픈마켓 '랩매니저 스토어'

오전 주문시 오후 배송 '샥샥배송' 6월 도입

의류 전문 플랫폼 '브랜디'도 하루배송 인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와 마켓컬리·쿠팡 등 성공한 기업들의 출현 이후 '새벽배송'이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패션, 리빙, 뷰티 등 특정 제품군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티컬 플랫폼'도 빠른 배송에 뛰어들고 있다. 실험실에서 쓰는 화학약품 시장에서도 당일 배송 시대가 열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스마트잭이 올해 1월 선보인 시약·연구물품 오픈마켓 '랩매니저 스토어'는 6월 '샥샥배송' 서비스 운영을 개시했다.

과학계에선 이미 시약과 연구물품을 취급하는 온라인몰인 올포랩, 생물학연구정보센터 '브릭(BRIC)' 등 선두 주자가 포진해 있지만,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스마트잭 '랩매니저 스토어'가 최초다.

샥샥배송은 대학교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대학원생, 포스트닥(Post-Doc)을 겨냥, 낮 12시 전까지 주문하면 그날 퇴근 전까지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직접 제공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시스템도 갖췄다.

시약의 안전한 배송을 위해 유해화학물질 운반 안전교육을 이수한 스마트잭의 전문 인력이 시약을 직접 배송해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대학원생 입장에선 그동안 여러 제조사에 전화해 개별 구입해야 했던 주문과정을 보다 편리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랩매니저 스토어는 현재 샥샥배송 가능 지역을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연구소로 한정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서울 전지역, 경기권 대학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신생 스타트업이 연구원들의 수요를 꿰뚫고 물류 시스템까지 구축한 유통망을 가동할 수 있던 비결은 데이터다. 스마트잭은 2017년 8월 창업 후 2019년 1월 실험실 관리 프로그램 '랩매니저'를 선보였다. 실험실 아무 시약이나 집어들고 사진을 찍으면 이름과 물질명 등을 한번에 등록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데이터를 수집해 사전에 수요예측을 한 것이다.

랩매니저 스토어 운영사인 스마트잭 김건우 대표는 "시약은 가격 대비 크기가 작아 유해하지 않은 물질을 사무실 한켠에 창고로 만들어 비축하기 쉽다"며 "현재는 화학약품을 중심으로 취급하나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면 생명과학 분야, 기업 연구실로도 랩매니저 스토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스마트테크 코리아 및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2021.06.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스마트테크 코리아 및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2021.06.23. [email protected]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랩매니저 스토어와 같이 특정 분야를 전문 취급하는 '버티컬 플랫폼'도 고속 성장세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 결과,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4위에 인테리어 물품을 특화한 '오늘의집'(494만명)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카카오에 인수된 패션 버티컬 플랫폼 지그재그도 366만명으로 9위에 올랐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버티컬 플랫폼의 배송 서비스도 속도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상품 판매에서부터 배송까지 직접 책임지며 이용자들의 쇼핑 만족도를 높여 발을 묶어두는 일종의 '락인(lock-in)효과'를 노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새벽배송의 선두주자격인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을 수도권에서 충청권으로 확대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영남과 호남 등 남부권으로 확장할 방침을 밝혔다. 앞서 컬리는 지난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 유치를 완료했는데, 여기에는 샛별배송 전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CJ대한통운도 참여했다.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업계 첫 ‘하루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의류 전문 플랫폼 스타트업 브랜디가 돋보인다.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당일 저녁 8시까지 도착하는 저녁 도착과 오후 8시 이전 주문 시 다음날 새벽 7시까지 도착하는 새벽 도착,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다음 날 도착하는 오늘 출발 세 가지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저녁 도착과 새벽 도착 서비스는 서울 지역에 한해 이용 가능하다.

하루배송은 현재 대상 상품 수가 10만개로 불어났다.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 중 하나로는 국내 최초 개발한 '머신 러닝 기반 스마트 물류 솔루션'이 꼽힌다. 통합 빅데이터를 통해 재고 및 상품 관리를 실시간 할 수 있는 기술로,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개발에 성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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