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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강렬한 액션 사이 허술한 이야기 아쉽네…'방법:재차의'

등록 2021.07.28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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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K-좀비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16년 '부산행'을 시작으로 2019년 '킹덤' 시리즈를 거쳐 이번엔 영화 '방법:재차의'(감독 김용완)에 도달했다.

재차의(在此矣)는 이 영화에서 좀비를 뜻하는 말이다. 재차의가 이전에 나온 작품들 속 좀비와 다른 건 주술에 의해 되살아난 시체라는 점이다. 게다가 보통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고, 보통 인간처럼 움직이며, 보통 인간처럼 지능도 있다. 다만 주술이 풀리는 순간 시체로 돌아간다. 이 영화 시나리오를 써 새로운 좀비를 탄생시킨 사람은 '부산행'을 만든 연상호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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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재차의'는 임진희(엄지원)와 백소진(정지소) 두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영화이지만, 진짜 주인공은 재차의다. 인간의 모습을 한 재차의가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긴장감의 높낮이가 달라지고, 재차의의 움직임에 따라 액션이 만들어지며, 재차의의 행방에 따라 이야기 방향이 결정된다. 재차의의 매력이 곧 이 영화의 매력일 것이다.

'좀비'라는 단어가 익숙해지기 전에 한국 관객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좀비 캐릭터는 강시였다. 연상호 감독은 이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강시를 떠올리며 재차의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매력적인 좀비를 만들고 싶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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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재차의'는 여름에 개봉하는 영화라면 으레 갖춰야 할 미덕을 일부 가지고 있는 영화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눈을 즐겁게 하는 액션이다.

주술사에 의해 100여명의 재차의가 한 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장면에는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스펙터클이 있다. 재차의 수십명이 뛰어들어 터널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 역시 화려하다. 어떤 물리적 타격을 받아도 기어코 다시 살아나 움직이는 재차의의 모습에는 좀비 영화 특유의 매력이 있다. 미스터리 스릴러 요소가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판타지적인 일부 설정에도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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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 영화이지만, 관객을 강하게 끌어당길 힘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렵다. 이 작품엔 명확한 장점 못지 않게 뚜렷한 단점 역시 있기 때문이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많은 볼거리와, 적은 이야기. 숱한 여름 영화들의 패착은 스토리의 구멍을 시각적 즐거움으로 메꾸려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화려한 특수 효과일 수도 있고, 강력한 액션일 수도 있다.

물론 국내 대형 영화처럼 수백억원을 쓸 수 있다거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수천억원을 쓸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100억원이 채 안 되는 제작비를 쓴 '방법:재차의'가 물량 공세로 허술한 이야기를 감당해내는 것 같지는 않다. 장르물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능력 뿐만 아니라 이야기꾼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던 연상호 감독의 시나리오라는 점은 더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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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재차의'가 지난해 초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송된 드라마 '방법'의 후속편 격이라는 점도 관객에겐 만만치 않은 진입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전작 드라마를 경험하지 못한 관객은 주인공인 임진희와 백소진의 행보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소진이 갑자기 등장하는 대목이 그렇다.

물론 '방법:재차의'가 드라마 '방법'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인 건 맞지만, 두 작품의 연결성이 주인공에게 쉽게 몰입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적절한 지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관객의 시선은 결국 재차의에만 쏠릴 수밖에 없다. 이 말은 관객이 재차의에 얽힌 이야기를 보는 게 아니라 재차의의 움직임만 보게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방법:재차의'는 28일 개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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