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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탁구요정 신유빈 아버지 "올림픽, 더 즐기고 왔으면"

등록 2021.07.28 06:00:00수정 2021.07.28 1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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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눈에는 아직 어린 아이…연습만 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
"떡볶이랑 닭발 좋아해…올림픽 끝나면 제주도 가고싶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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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1라운드, 한국 신유빈이 가이아나의 첼시 에드힐과 경기 중 제스츄어를 취하고 있다. 2021.07.25.


[수원=뉴시스] 박상욱 이병희 기자 = "아빠 눈에는 아직 어린애인데 매일 연습만 하는 것 같아 안쓰럽죠. 올림픽에서도 늘 그렇듯 즐기면서 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신유빈 파이팅!"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여자탁구의 '막내'이자 '에이스' 신유빈(17·대한항공) 선수의 아버지인 신수현(49)씨(스포츠매니지먼트 GNS 대표)는 28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 랭킹 85위 신유빈은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첼시 에드길(가이아나)을 4:0으로 꺾고, 2회전에서는 58세 '노장' 니시아렌(룩셈부르크)을 상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전날 열린 3회전에서 홍콩 두호이켐(15위)에 2:4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아쉽게 개인전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낭랑18세 탁구요정은 첫 올림픽 무대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톡톡히 드러냈다.

신씨는 애교쟁이 딸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는 듯 인터뷰 내내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그는 "(3회전) 경기 끝난 뒤 전화 왔길래 고생했다고, 잘 했다고 하니까 '나 쫌 잘한 것 같아. 근데 아쉬워'라고 하더라. 우선 고생했으니까 하고 싶은거 하면서 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신유빈은 어린시절부터 탁구를 좋아했다. 부모가 운영하는 탁구장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탁구와 친해졌다.

신씨는 "유빈이에게 탁구장은 놀이터였다. 몇살 때부터 탁구를 쳤다고 할 수 없다. 그냥 어릴 때부터 탁구를 좋아했다. 그러다 5~6살이 됐을 때부터 탁구에 소질이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통한 꼬맹이가 공과 라켓을 들고 와서 탁구 치는 회원들을 따라하니 얼마나 귀여웠겠나. 회원들을 가르치는 저의 모습을 보고 회원들을 가르치려고도 했다"라며 어린 신유빈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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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 어린시절. (사진=신유빈 선수 아버지 신수현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본격적으로 탁구를 배운 것은 탁구 레슨을 받는 언니를 따라가면서부터다. 병설유치원에 다니던 7살 신유빈은 유치원 끝나고 5살 터울 언니가 다니는 초등학교 탁구교실에서 수업을 들었다.

어릴 때는 하고 싶을 때만 연습했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연습량을 늘려 정규 연습 시간 전후에도 항상 연습만 했다.

신씨는 "한창 놀고 싶은 나이지만, 탁구에만 집중했다. 얼마나 연습을 하고 싶어했으면 또래들이랑 운동이 잘 안 된다고 중학교 때 남자 고등학교 전지훈련에 따라가서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너무 연습만 해서 쉬어가면서 하라고 할 정도"라며 "연습하는 모습을 다 봐와서 그런지 지금 국가대표가 된 모습이 더 기특하고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신유빈은 수원 청명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9년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 파견 대표 선발전에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혔다.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실업팀으로 들어가 운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신씨는 "고등학교에 안 간다고 하길래 장난하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지만,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국제대회에 나가면서부터 사실상 수업 진도 따라가기가 어려워졌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유빈이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음도 국가대표급인 신유빈은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 받은 첫 월급을 수원지역 보육원 아이들의 신발을 사는 데 썼다. 최근에는 한국여성탁구연맹에 '꿈나무 탁구발전기금' 500만원과 탁구용품을 기부하기도 했다.

신씨는 "유빈이 어릴 때부터 돈 많이 벌어서 기부하면서 살자는 얘기를 해왔다. 그리고 첫 월급을 받자마자 망설임 없이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 우리에겐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기부하면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시절 추억을 쌓으려고 출연했던 스타킹, 무한도전 등 TV 프로그램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신유빈은 도쿄올림픽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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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배훈식 기자 = 2020 제32회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여자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방역복 차림으로 출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2021.07.19. dahora83@newsis.com


도쿄로 출국하기 전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쉴드까지 쓴 모습으로 공항에 나타나 화제가 됐다. 신씨는 "유빈이가 코로나19 걸리면 경기도 못할 텐데 그럼 억울해서 안 된다고 방호복을 준비해달라고 했다. 전날 입어보면서 '아무도 못 알아보겠지?'라고 했는데 공항에 가자마자 들켰다"라며 웃었다.

신유빈은 지난 25일 여자 단식 2회전을 마친 뒤 듬직하게 인터뷰하다 마지막에 "엄마 아빠 한국가면 마시멜로 구워먹자"라고 말해 온라인에서 관심을 끌었다.

신씨는 "워낙 애교가 많은 딸이다. 저와 친구처럼 지낸다. 국제대회에 혼자 가면 저녁에 할 일이 없으니까 4~5시간씩 통화하곤 했다"며 "제 눈에는 아직 애기다. 먹는 걸 좋아하고, 올림픽 끝나고 오면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다. 떡볶이, 닭발을 특히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빈이가 더 즐기고 왔으면 좋겠다. 그러다 메달까지 따면 더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유빈이가 행복하게 운동하고 건강하게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빈이가 지금처럼만 컸으면 좋겠다. 지금처럼만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 선수로서는 지금처럼 운동을 즐겁게 하는, 즐기면서 하는 선수였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한편, 신유빈은 오는 1일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최효주(삼성생명)와 함께 여자단체전(16강)에서 첫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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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2라운드, 한국 신유빈(17)이 룩셈부르크 노장 니샤 리안(58)과 경기하고 있다. 신유빈은 세트스코어 4-3으로 니샤 리안을 꺾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2021.07.25.




◎공감언론 뉴시스 sw78@newsis.com,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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