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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충북동지회 北 구축 지하당?…전문가 ” 北 지하당 공작 계속될 것”

등록 2021.08.15 09:00:00수정 2021.08.23 09: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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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북한 지하당 가능성
北, 대중단체 등 조직해 반미·반정부 투쟁
통혁당, 구국전위, 일심회, 왕재산 등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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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충북 청주지역 활동가(오른쪽 두 번째 제외). 인터넷 언론사 대표(왼쪽 두 번째)를 뺀 나머지 3명은 지난 2일 구속됐다. 이들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충북지역 노동특보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 지령에 따라 간첩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들이 수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 청주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4명은 북한 지시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결성한 뒤 공작금을 받고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의 도입 반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등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과 캄보디아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지난 5월 청주에 있는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 사건은 지난달 말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아직 그 전모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간의 행적으로 미뤄볼 때 이들은 북한이 조직공작을 통해 구축한 한국 내 지하당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지하당 구축 공작(조직공작)이란 공작원을 남파하거나 해외에 침투시켜 현지에 있는 한국 사람 또는 해외교포를 포섭한 후 그들을 통해 한국 안에 지하당 조직을 구축·확대하고 조종하는 것이다.

이미 구축한 지하당 조직을 통해 합법적인 진보정당이나 대중단체를 조직하고 그들을 통해 반미·반정부 투쟁을 전개하는 것도 조직공작의 한 측면이다. 대남 조직공작은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225국(옛 대외연락부)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대남공작기구를 확대·개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새로운 지하당 구축 공작으로 남조선 혁명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친북 인사와 친북 단체들을 영입해 세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당은 평시에는 정보 수집과 불온사상 유포, 친북인자 유입·결속, 지형 정찰 등을 꾀한다. 지하당은 유사시에는 남조선 혁명의 척후병으로서 주력부대의 길잡이, 주요 인사검거, 주요 시설 파괴, 주요 지역 장악, 임시 치안 확보 등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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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제4차 서울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서울답방 충북여성 환영위원회가 2018년 12월13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촉구하고 있다. 이 중 왼쪽 두 번째 여성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됐다. (사진=뉴시스 DB) 2021.08.10. photo@newsis.com

북한의 지하당 구축 공작은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유성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이 쓴 '북한 대남통일전략의 추진구도와 전개양상' 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 교시에 따라 1960년대부터 한국 내 지하당 구축공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일성은 1964년에는 "모택동 전술을 이용해 지방으로부터 도시를 포위하는 강력한 지하당 조직과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65년에는 "지금까지 수행해 온 대남공작은 너무나 소극적이라서 하등의 성과가 없으므로 월남에서 베트콩이 공작하는 방법을 모방해서 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지시에 따라 북한 대남공작기관들은 휴전선을 넘는 육상 침투로 공작원을 보내다가 이후에는 공작선이나 반(半)잠수정 등으로 해상을 통해 공작원을 침투시켜 지하당을 구축했다.

주요 포섭 대상은 과거 남로당·빨치산 활동을 한 사람들이나 4·19 정국에서 활약한 혁신계 인물 등이었다. 당시 대표적인 지하당 구축 사례는 1960년대 통혁당(통일혁명당) 사건이다.

통혁당은 북한의 전형적인 대남공작에 의해 1965년 11월 결성된 지하당이다. 북한이 간첩을 남파시켜 한국 내 주요 인사를 포섭해 월북시킨 후 지령을 내리고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통혁당은 김일성의 통일사업 교시에 입각해 1970년까지 '결정적 시기'를 조성한 후 일제히 봉기해 서울의 국가 주요기관 탈취와 요인 살해 등을 감행해 공산정권을 수립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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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충북지역 인터넷 언론사 대표 손모(47)씨가 12일 오전 충북 청주흥덕경찰서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2021.08.12. jsh0128@newsis.com

이 외에도 1992년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1994년 구국전위 사건, 1999년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2006년 일심회 사건, 2011년 왕재산 사건 등이 북한의 지하당 구축 공작에 의해 결성돼 활동하다가 적발된 간첩단 사건이다.

북한은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면서 반정부 성향이 강했던 20대 젊은층을 겨냥한 주체사상 확산 공작을 벌였다. 북한은 4·19와 그 이후 변혁운동에서 핵심 역할을 해 온 대학생들을 포섭하기 위해 주체사상을 확산시켰다. 이에 따라 1980년대 한국 대학가에서 '주사파 열풍'이 불었다.

북한은 통일전선부 산하에 대북방송기지인 칠보산 연락소(일명 101연락소)에서 송출하던 '통혁당(통일혁명당) 목소리' 방송을 1985년 8월 '구국의 소리' 방송으로 바꿨다. 주요 방송 내용은 김일성 항일투쟁 역사, 김일성 주체사상,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노선에 입각한 남조선 혁명과 조국통일에 관한 이론, 남한사회의 성격 규정 등이었다. 한국 운동권은 대학별로 북한방송 청취팀을 조직해 청취내용을 필사본으로 제작해 돌려가면서 학습했다.

이후 학생 운동권은 민족해방을 우선시하는 NL(National Liberation, 민족자주)계와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입각한 계급투쟁과 민주화 투쟁을 우선시하는 PD(People's Democracy, 민중민주)계로 양분됐고 이념 논쟁이 가열됐다.

이에 북한은 NL계가 주도권을 잡도록 운동권 내에 주체사상에 관한 논리를 체계화해 보급함으로써 주사파를 고무·양성했다. 1989년에는 문익환 목사의 밀입북과 8월 임수경 전대협 대표 밀입북 등 주사파 지원을 한층 강화했다.

1980년대 운동권에 강철서신을 작성·유포해 '주사파의 대부'로 불리던 김영환은 1989년 북한에서 직파된 노동당 대외연락부 공작원 윤택림에게 포섭돼 1991년 해상을 통해 입북해 김일성을 직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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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회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석기 의원의 815 석방 촉구 및 각계 탄원서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7.01. amin2@newsis.com

이 자리에서 김일성은 김영환에게 "남조선혁명에서는 무엇보다도 사상이 중요하다"며 "남조선 인민 1000명만 주체사상으로 무장시키면 남조선혁명은 이룩한 것이나 다름없다. 조직을 잘 이끌어 통일사업을 잘해 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에는 북한의 저명한 학자들을 동원해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론(NLPDR)을 체계화한 뒤 문장 형식과 표현을 남한식으로 바꿔 남한 내 운동권 조직을 통해 배포하는 방법으로 의식화 작업을 지도했다.

1992년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등을 통해 노출된 지하당은 북한에서 남파된 공작원들이나 해외파견 북한 공작원들이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운동권 인사들을 포섭한 조선노동당의 하부조직이었다.

1987년 6·29 선언 후 김일성은 남한 사회에서 급격하게 일어난 민주화 물결을 활용해 합법적 공간으로 진입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북한은 1980년대 말부터 진보정당 구축을 꾀했다. 새롭게 정당을 창당하는 방법,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정당에 들어가 당권을 뺏는 방법 등이 활용됐다.

첫 번째 방법으로 1990년대 진보정당으로 출범한 정당이 민중당이었다. 당시 한국에 침투해 암약 중이던 이선실과 북한에서 남파된 대남공작조가 민중당 창당에 핵심 역할을 했다.

두 번째 방법은 2000년 1월 창당한 민주노동당에 적용됐다. 북한 대남공작부서는 한국에서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간첩 또는 간첩 조직에게 민주노동당을 장악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이에 장마이클(장민호)을 통해 민노당 장악을 기도한 것이 2006년 일심회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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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거보전금 사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20. stoweon@newsis.com

2011년 검거된 왕재산 사건과 이석기 내란 선동 사건,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이 결정된 통합진보당 사건도 일심회 사건과 유사한 형태였다.

이석기 사건은 현직 국회의원이 공산주의 혁명을 꾀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국가정보원은 2013년 이석기 전 의원 주도의 지하혁명 조직(RO)이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목적으로 '남한 공산주의 혁명'을 도모했다며 내란음모와 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2014년 1심은 이석기 전 의원에게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는 대신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유죄 판단해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15년 이 판결을 확정했고 이 전 의원은 현재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 사건으로 통합진보당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심판 결정에 따라 강제해산됐다. 이석기 전 의원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으로 인해 유죄를 확정받았다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윤승은)는 지난 6일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 등에게 유죄가 인정된 내란선동죄는 2013년 5월 각 회합에서 한 발언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발언 사실을 증명하는 각 녹음파일과 법원의 녹음파일 검증결과 등의 객관적 증거가 엄연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하당 공작이 계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유성옥 전 원장은 논문에서 "과거 베트남의 공산화 과정에서 베트남공화국(월남)에 베트남민주공화국(월맹)이 직접 스파이를 파견했거나 베트남공화국내 주요 정부기관과 군대에 침투해 광범한 첩보망을 구축하며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재촉하는 공작활동을 펼쳤다"며 "남한 사회 내 정부·국회·사법부·군대 등 국가 핵심 부문도 북한의 통일전선형성 공작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최근 북한의 대남공작 양상과 전망' 논문에서 "북한은 2014년 말 통진당 해산으로 대남공작 기반이 상당히 약화된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하당 구축공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제 교수는 또 "제2의 왕재산 지하 공작망 재건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와 관련해서 통진당 잔존세력과 학계·노동계·종교계·재야인사를 중심으로 지하당 구축을 모색한 다음 점차 새 진보정당 건설을 표방하면서 그의 합법화, 원내정당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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