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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근의 반려학개론]사든 얻든 입양하든 평생 책임지세요

등록 2021.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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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리투아니아)=AP/뉴시스] 2019년 2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입양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과 유기견

[서울=뉴시스] 개나 고양이를 평생의 '반려'로 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온·오프라인 펫숍이나 SNS에 올라온 개인 분양 글을 보고 '사는 방법', 지인에게 '얻는 방법' 등이다.
 
요즘에는 이런 방법들 외에 '입양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사거나 얻는 방법도 궁극적으로는 '입양'이지만, 여기서는 의미가 다르다. 유기견이나 유기묘, 불법 개 농장에서 사육되던 개 등을 구출해 보호 중인 동물보호단체나 기관을 찾아 개나 고양이를 데려오는  것을 뜻한다. 영·유아 보호 시설에서 자녀를 입양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내포한다.

동물보호소 등은 보호할 수 있는 개, 고양이 마릿수가 제한적이다. 그러다 보니 중·대형견 등 일부 개는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안락사 처분해야 할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런 개들의 입양이 활성화하면 동물 보호가 좀 더 원활히 이뤄질 수 있어 긍정적이다.

다만 아무리 선한 행위라고 해도 인간이 하는 것이다 보니 문제가 없을 수 없다.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캠페인 캐치프레이즈를 들어본 독자가 많을 것이다. 이는 유기견, 유기묘 입양을 알린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니,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이 회자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것이 과도하게 적용된다는 점이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된다,

사실 어떤 개나 고양이를 기르느냐는 것은 개인적인 영역이다. 자유로운 의사 결정 결과다,

많은 돈을 들여 쇼도그나 쇼캣 전문 브리더에게 예쁜 개나 고양이를 사는 것도 자유다.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의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번식한 애들이라고 올려놓은 것을 사는 것도 자유다. 거리를 전전하다, 농장에서 고통을 받다 동물보호소에서 모처럼 편안히 지내게 된 개, 고양이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하는 것도 자유다.
 
그런데도 일각에서 "개나 고양이를 사는 것은 '불의'다.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는 것만 '정의'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이들 중 일부는 심지어 누가 SNS에 "개(고양이)를 사 왔다"는 글을 올리면 쫓아가 비난하기 일쑤다.

불쌍한 개, 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은 선행이고, 착한 일이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당연히 박수를 받아야 하고, 칭송돼야 한다. 그렇다 해도, 개, 고양이를 샀다고 비난을 받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앞에서도 말했지만, 동물보호소에서 개, 고양이를 입양하는 사람들은 정말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숭고한 뜻을 퇴색시키는 일이 있어 안타깝다.

그런 곳에 가서도 마치 펫숍에서 개, 고양이를 고르듯 더 어리고, 더 작고, 더 예쁜 아이만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혼종(잡종)보다는 혈통 있는 아이를 원한다. 장애가 있거나 늙은 아이, 못생긴 아이는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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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티그라푸(루마니아)=AP/뉴시스] 올해 2월 루마니아 포티그라푸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

해외 동물보호소에서 현지인들이 일부러 혼종, 아픈 아이 등을 먼저 데려가는 것과 천양지차다.
 
물론 필자가 모든 것은 자유라고 했으니 입양할 때도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고르는 것도 비판을 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선행은 '자기희생'이 깔려 있어야 한다. 남들이 못하는 착한 일을 한다는 우월감, 남들에게 칭송을 듣는다는 우쭐함, 예쁜 개나 고양이를 거의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계산 등이 숨은 배경이 돼서는 안 된다.

그뿐만 아니다. 극히 일부지만, 동물병원에 와 유기견, 유기묘를 입양한 거니 진료도 무료로 해주고, 용품도 무료로 달라고 떼쓰는 사람도 있다. 직접 겪기도 하고, 다른 수의사들에게 듣기도 했다.

만일 이를 거절하면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에서 바로 왜곡성 '좌표'를 찍어 그 수의사를 매도하는 경우도 있다.
 
개, 고양이를 기를 때 어떤 방법으로 시작하느냐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아이와 평생 반려하겠다고 다짐하고 시작해 끝까지 실천하는 것이다. 한 번이든, 두 번이든 '파양'은 그 생명에게 평생 몹쓸 짓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신근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dryou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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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수의사 윤신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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