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국제 공동 문제화…중·러 부담도 노려
안남식 외교안보연구소 보고서 분석
"무임승차 인접국에 부담 가해지는 형국"
"美상대적 여유, 中부담 갖게 되는 상황"
탈레반 정치 불확실성…인접국 예의주시
세계 전역 위험 전이 가능성…"다자 접근"
[카불=AP/뉴시스]지난 17일(현지 시간) 수백 명의 사람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밖에 모인 가운데 한 남성이 미국을 위해 일했음을 증명하는 증서를 들고 있다. 2021.08.17.
18일 안남식 외교안보연구소 아중동연구부장대리는 전날 '최근 아프가니스탄 내외 정세 추이 및 전망: 미군 철군과 탈레반 복귀 관련' 보고서에서 이 같은 방향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아프간 정세에 대해 "그간 미국의 아프간 안정화에 무임승차하던 인접국에 그 부담이 가해지는 형국"이라며 "미국이 나토와 함께 아프간 판도라의 상자를 힘으로 눌러오다가 빠지게 되면서 판이 바뀌었다"고 봤다.
이어 "특히 미국은 상대적으로 여유를 찾고, 중국이 부담을 갖게 되는 상황"이라며 "주변국이 아프간 안정화의 다급한 과제를 직접적으로 먼저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미군 철군을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나 러시아에게 지워지는 부담 역시 미국의 간접 계획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략 경쟁 구도에서 중·러 연대를 압박하는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탈레반 집권 후 정치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미국은 통치 행태의 변화를 전제로 국제사회 지원까지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공포정치가 계속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와 압박이 시작되면 탈레반의 통치 자원이 허물어지고 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주변국 여파를 전망했다.
주변국에서는 대규모 난민 유출과 테러, 마약 등을 위협으로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동시에 주변국이 아프간 정세 안정화에 나설 동인이 된다고 평가했다.
먼저 중국에 대해 "아프간발 불안전성, 무엇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인근 지역 확산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나섰다"면서 "신장 자치구가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에 노출될 위협에 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프간 난민이 많이 몰려드는 타지키스탄을 통한 우회 침투 차단도 관심사"라며 "향후 탈레반과 우호 관계 유지를 통해 안정성을 추구할 계획이나 자칫 내전 국면이 전개될 경우 곤혹스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봤다.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지난 17일(현지 시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점령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8.18
이어 "국제 다자 질서를 통해 아프간을 관리하자는 입장"이라며 "미국의 부재가 서남아시아 주변 강국 중국과 러시아를 아연 긴장시키는 형국"이라는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란 또한 주요 영향국으로 언급됐다. 그는 "수니파 원리주의 탈레반 교리상 시아파는 이단이자 멸절의 대상"이라며 "미국과 갈등을 겪는 입장에서 아프간 정부의 적대 정책 및 불안정성 확산 자체가 부가적 국가 리스크"라고 봤다.
아울러 인도와 파키스탄, 아프간 북부에 접한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또한 아프간 내 혼란 발생 시 영향 가능성이 있어 정세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봤다.
그는 아프간 정세 불안정성 확산 시 세계 전역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인권, 난민, 테러, 마약 등 주요 쟁점이 집중된 화약고라는 시선으로 평가된다.
그는 "아프간의 안정화는 국제 공동의 이익이다. 그간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던 미·영·프, 중·러 대립 양상도 나타나지 않는다"며 "인간안보 쟁점들을 다자 안보 사안으로 다룰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봤다.
나아가 한국에 대해서는 "철저한 국제공조를 통해 아프간 안정화에 나서는 것이 공동선이란 기조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기존 아프간 지원 등을 언급하고 "주요 당사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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