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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따뜻한 온기·눈물샘 터진다…박정민·임윤아 '기적'

등록 2021.09.04 06:32:00수정 2021.09.04 07: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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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기적'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9.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기적'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산골 마을에 사는 4차원 천재 소년 준경의 인생 목표는 기차역을 세우는 것이다. 언제 기차가 올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다른 길이 없어 철로로 오갈 수밖에 없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사연을 꾹꾹 눌러쓴 편지를 청와대에 부치고,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부탁하기 위해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에 도전하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다.

본인의 꿈은 접어두고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가 된 준경의 숨겨진 사연은 없을까.
 
 1988년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한 영화 '기적'은 외딴 산골 마을에 간이역 하나를 만드는 게 인생의 목표인 고등학생 준경(박정민 분)의 이야기다.

자신을 낳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 대신 무뚝뚝한 아버지(이성민), 동생밖에 모르는 다정한 누나 보경(이수경)과 사는 준경은 기찻길을 걸어 왕복 5시간을 통학한다.

마을 밖으로 이어지는 길이 기찻길밖에 없지만, 기차역이 없어 마을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철길을 걸어야 한다.

준경은 기차역은 어림없다는 원칙주의 기관사 아버지 태윤의 반대에도 누나 보경과 마을에 남는 걸 고집한다.

같은 반 여학생 라희(임윤아)는 그의 엉뚱함 속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보고 뮤즈를 자처한다. 둘은 설득력 있는 편지쓰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 유명세를 얻기 위한 장학퀴즈 테스트,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 응시까지 기차역을 짓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준경에게 시골 마을을 벗어나 유학길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며 준경의 가족사와 속사정이 하나둘 벗겨진다.
[서울=뉴시스] 영화 '기적'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9.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기적'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9.03 [email protected]



영화는 1980년대 한적한 시골 마을 배경으로 당시의 분위기와 시대 상황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향수를 자극하는 그 시대의 감성을 담아내는 동시에 기차역이 들어서지 않은 시골 마을의 정감 가는 정취를 아름다운 풍광과 색감으로 담아냈다.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과 함께 이야기는 따뜻한 온기가 잔잔하게 스며든다. 순박한 천재 소년 준경의 성장 드라마 속에서 첫사랑의 풋풋함과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에 더해 마을 사람들과의 정과 가족애 등을 담았다. 간이역이라는 소재로 출발했지만 결국엔 꿈에 대한 이야기다.

비교적 차분하고 산뜻하게 이어진 영화는 기찻길 사고가 드러나며 반전을 거듭한다. 특히 준경과 아버지 태윤 사이의 골 깊은 갈등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극적이어서 기어코 눈물을 터트리게 만든다. 이야기가 촘촘한 덕에 지나치게 감정을 쥐어짠다는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다만 부자(父子) 사이 갈등을 야기하는 죄의식과 부채는 극의 후반부에 서둘러 마무리 짓는 느낌이 강해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들의 호연으로 캐릭터는 빛난다. 실제 나이보다 20살 가까이 어린 17살로 분한 박정민은 처음엔 어색하게 다가오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결국 이를 극복한다.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의 임윤아는 특유의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준경의 아버지와 누나로 분한 이성민과 이수경 역시 묵직한 존재감으로 안정감을 준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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