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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 1년 더 연장됐지만... '높은 문턱·고금리'에 유명무실

등록 2021.09.07 05:00:00수정 2021.09.07 07: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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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기안기금, 지원 기한 내년 말까지 연장
지원규모 40조에서 내년 10조로 '4분의1' 토막
총 6472억원 지원…집행률 약 1.6%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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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의 지원기한이 내년 말까지로 연장됐다. 하지만 높은 '문턱'을 유지한채 기간만 늘려 자금지원이 절실한 저비용항공사(LCC) 등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운용심의회는 지난달 말 서면심의를 통해 기안기금의 지원기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연장했다. 당초 기안기금은 지난 4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금융당국은 하반기 경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12월31일까지로 8개월 연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부는 기간만 연장할 뿐, 지원요건은 그대로 유지키로 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원대상을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항공·해운 등 2개 업종으로 했다가 자동차, 조선, 기계, 석유화학 등 9개 업종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총 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인 이상 기업이라는 요건을 덧붙였다. 또 기안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은 지원 개시일부터 6개월간 근로자수를 최소 90% 이상 유지해야 하고, 자금지원 기간 중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가산금리 부과, 지원자금 감축·회수 등의 조치가 들어간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 항공과 제주항공을 제외하고 실제 자금 지원이 절실한 쌍용자동차와 저비용항공사(LCC) 등이 모두 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상당수 해운업체들도 자회사나 선박관리회사를 통해 선원을 고용하고 있어 정규근로자만으로는 300명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로자 수 300명' 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다.

특히 항공업계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간 정부가 지급해온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까지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어 걱정이 크다. 그나마 제주항공은 기안기금을 추가로 지원받기 위해 금융당국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타 LCC들은 고용유지지원금까지 끊기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기안기금의 높은 금리 부담도 기업들에겐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연 7.3~7.6%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고, 제주항공의은 2.98~5.0%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만약 이번에 추가로 지원받게 되면 대출 금리는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7%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높은 문턱 탓에 기안기금은 출범한지 1년 반이 다 돼 가지만 활용도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 기준 기안기금의 공급 실적은 총 6472억원으로 당초 지원 예상 규모(발행한도 총 40조원)의 약 1.6%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곳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등 단 2곳으로 각각 3000억원, 321억원이 집행됐다. 기간산업 협력업체에 지원한 3151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6472억원이다.

이러한 기안기금의 저조한 실적을 반영해 정부는 기안기금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보증한도를 올해 40조원에서 내년 10조원으로 대폭 줄인 상태다. 올해도 발행실적이 저조할 것을 예상되는 데다,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자금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간산업 안정이라는 기금의 취지를 반영해 지원 요건과 대출이자율 수준 등의 요건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안기금이 기존 정책자금으로는 지원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용이하지 않은 기업을 지원하는 기금이라는 점을 고려, 현행 요건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총차입금 기준을 3000억원으로 완화할 경우 지원대상에 추가되는 업체를 14곳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금리 수준도 손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기안기금을 받기 위해 고용유지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출금리가 적정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지원조건과 시중금리와 유사하다면 고용유지노력을 전제로 별도의 기안기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이나 시중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한 기업은 고용유지노력을 준수하며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을 받을 실익이 적다"며 "시중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의 경우 높은 대출금리를 감당하면서 기간산업 종사자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동 기금의 지원을 받지 않으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올 초부터 기안기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별도의 요건 완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항공업계를 제외하고 기안기금 대상 요건에 포함된 업종들의 업황이 그리 나쁘지 않은데다, 기금 재원은 국민의 세금(국가보증채권)으로 조성한 공적자금인 만큼, 특정 업종이나 특정 기업을 위해서 요건을 변경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원요건을 맞출 수 없다기 보단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 중에 자금수요를 가진 기업들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지원여부를 기금의 설립취지를 반영해 결정하되, 공적자금을 받기에 앞서 유상증자 등 시장에서 자구노력을 우선 펼치도록 독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심의회에서 완화 여부를 검토하긴 했지만 기간산업 정의를 바꿀 만큼의 상황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시장상황이 변경이 되거나 필요성이 있으면 검토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특정업종과 특정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요건 자체를 변경한다는 것은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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