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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학폭 사과했는데 전학은 부당?…"아니다, 정당"

등록 2021.09.11 16:10:00수정 2021.09.11 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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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학교폭력 가해자 지목→전학 징계처분
불복 소송…"친구에 장난 치듯 한 행위"
법원은 청구 기각…"재량권 남용 없다"
"반성 단정못해…불이익보다 공익 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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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이 교육당국으로부터 전학 징계를 받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이 학생 측은 일부 가해행위를 인정하지만, 장난 수준의 심각한 폭력은 아니며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는 이유 등을 들며 징계가 취소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은 어땠을까.

판결문에 따르면 경북 지역 한 고등학교 학생인 A군은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 중 하나로 지목됐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심의위는 A군이 피해학생에게 지속해서 애니메이션 대사를 따라 할 것을 요구한 뒤 응하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했고, 다른 가해학생인 B군과 함께 피해학생 성기를 누르는 행위 등을 했다며 이같은 징계를 의결했다고 한다.

하지만 A군은 징계가 위법해 취소돼야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군 측은 먼저 징계의 근거가 된 일부 가해행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3회 정도 애니메이션 대사와 행동을 따라해보라고 요청한 사실은 있지만 팔을 툭 치는 정도를 넘어 악의적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교육당국의 전학 징계는 사안에 비해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A군 측은 "원치 않는 일을 강요하고 욕설을 하며 팔과 가슴을 툭툭 치는 정도의 폭력을 행사한 사실과 이러한 행위가 학교폭력 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심각한 수준의 신체 폭력에 해당하지 않고 친한 친구에게 장난치듯이 한 행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피해학생의 학교폭력 신고 이후 피해학생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 심의위에 출석해 공손한 태도로 진술했고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가해학생 4명 중 가해행위 정도가 가장 큰 B군과 동일한 전학처분을 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했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행정합의1부(부장판사 차경환)는 지난 1일 A군의 이같은 전학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학생에게 'A군과 B군 중 누구와 포옹할지'를 묻고 대답하면 신체폭력을 행사했다는 심의위 조사 내용은 A군의 가담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나머지 4가지 징계사유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부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부분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A군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내던 동급생인 피해학생을 상대로 불특정 다수 학생이 지켜보는 앞에서 수치스러운 행위를 강요하고 괴롭히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했다"며 "피해학생은 학교 가는 것 자체가 싫고 점심시간이 두려울 정도로 심각한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신의 행위를 '친한 친구 간에 이뤄지는 짖궃은 장난' 정도로만 여기는 등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학생을 만나거나 전화해 사과한 사실이 있으나, A군의 태도나 입장에 비춰볼때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해학생은 B군으로부터의 피해를 가장 크게 호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해행위의 정도나 내용을 볼 때 A군과 차등을 줘야할 만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A군이 입게될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더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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