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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의심' 아내 카톡 훔쳐본 남편, 2심도 선고유예(종합)

등록 2021.09.15 14:05:59수정 2021.09.15 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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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외도 의심해 아내가 잠든 사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열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2심 재판부도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는 1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등 혐의로 기소된 남편 A(47)씨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 및 자격정지 6개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때 고려해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는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검찰은 "아내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세 차례에 걸쳐 몰래 녹음한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아내와 친구가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한 것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양형부당의 이유로 항소했다.

아내와 아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행위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은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이유없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구와 아내가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한 혐의에 대해서는 "아내의 전화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에 해당함으로 원심판결에는 통신비밀보호법에서 정한 '타인 간의 대화'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검찰의 사실오인, 법리 오해 주장에 대해 이유 있다며 원심의 유죄와 무죄 판결 중 이 부분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아내가 잠든 사이에 휴대전화 비밀번호 입력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열람하고 친구와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몰래 녹음한 범행의 수법과 내용에 비춰보면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다만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며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아내가 피고인에 대한 고소 취하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9월 자신의 거주지에서 아내 B(46)씨가 잠이 든 사이 친구 C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열람한 혐의(정보통신망침해 등)와 녹음이 되는 카메라를 설치한 후 B씨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녹음하고 아내와 친구의 통화를 휴대전화로 녹음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카카오톡을 열어본 A씨는 '늙어서 같이 요양원 가자', 추석에 카카오톡 해도 되는지 물어보거나 만나자고 약속하는 내용 등을 아내와 C씨의 대화에서 확인했다.

건강검진을 통해 위염, 식도염 진단을 받은 A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칫솔에서 락스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곰팡이 제거용 락스가 두 통이 더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이상함을 느껴 녹음기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음기에는 화장실에서 무언가를 뿌리는 소리와 함께 '안 죽노', '락스물에 진짜 쳐 담그고 싶다', '몇 달을 지켜봐야 되지' 등 혼잣말하는 소리와 아내가 친구와 전화 통화하면서 다른 남자와의 성관계 소재로 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는 우발적으로 이뤄졌고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고 범행 이후 5년이 훨씬 넘도록 피해자 B씨가 문제 삼지 않고 부부관계를 계속 유지했다"며 벌금 100만원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녹음의 범위를 증거 수집을 위한 범위로 제한했던 것으로 보이며 범행에 관한 증거를 확보하고 자신의 신체와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써 행위의 동기와 목적이 정당하다"며 "피해자의 범행 여부 및 방법, 정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와 같이 피해자의 언동을 녹음·녹화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것 외에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적절한 수단을 찾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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