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한전, 호주 석탄 사업 좌초 위기…8천억 투자비 날릴 판

등록 2021.09.17 06:00:00수정 2021.09.17 12:25:1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바이롱 석탄 광산 개발에 8269억원 투자
환경단체 반발에 법원 불허 '사실상 무산'
한전이 제기한 행정무효소송 2심도 기각
한전 "향후 정해진 계획 없어…방향 논의"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 한전이 인수한 호주 바이롱 석탄 광산의 위치도. (2021.08.12.)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국전력공사(사장 정승일)가 2010년부터 추진한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 사업이 현지 법원에서 세 번의 불허 판단을 받으며 좌초 위기에 처했다. 8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한전은 대책을 찾지 못한 채 해당 사업의 향후 계획에 대해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만 거듭하고 있다.

17일 한전에 따르면 최근 호주 법원은 한전이 제기한 바이롱 석탄 사업 개발 불허에 대한 행정무효소송 2심을 기각했다.

앞서 한전은 10여 년 전 바이롱 석탄광산 개발권을 인수하고 광산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바이롱 벨리에 있는 노청과 지하탄광을 개발해 발전용 유연탄을 발굴·채취하는 개발 사업이다.

한전은 바이롱 벨리 광산 부지 내 석탄 매장량을 4억2300톤(t) 규모로 추정하고, 광산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16년부터 연간 750만t의 발전용 유연탄을 조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러면 국내 전기요금 인하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한전은 지난 2010년 앵글로 아메리칸사로부터 당시 한화 기준 4604억원을 투자해 바이롱석탄 광산을 인수했다. 인수 이후 탐사, 토지매입 등에 추가적으로 총 3665억원을 투자했다.

총 8269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2012년 호주 주 정부가 신광업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신규 인·허가 절차 추진이 더디게 진행됐다. 또한 석탄광산 개발 사업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현지 환경보호단체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부딪혔다.

현지 법원도 개발 승인을 기각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 2015년 NSW주에 계획개발허가평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NSW주 독립평가위원회(IPC)는 개발 사업이 '지속가능한 개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2019년 반려 결정을 통보했다. 당시 위원회는 온실가스 영향, 지하수 오염, 경관 문제 등을 우려하며 장기적인 환경 영향이 부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제공)


이에 한전은 IPC가 최종평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법령에 대한 해석의 오류가 있었다며 지난해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NSW주 토지환경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결국 한전은 올해 3월 항소심을 제기했는데, 항소 법원도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판결을 내리며 총 세 번의 불허 판단을 받았다.

이미 8269억원을 쏟아 부은 한전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세계적인 탄소 감축 상황에서 석탄 광산 개발 사업을 밀어붙이기도 어렵고, 광산의 가치가 급락해 제값을 받고 넘길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앞서 현지 환경단체와 농민들이 친환경 농업을 위해 해당 부지를 4523만 달러(약 407억원)에 구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투자한 금액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이라 선뜻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투자한 원금도 받기 어려워지면서 대규모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난처한 것은 지난해부터 현지 법인의 금융부채에서 발생하는 114억원의 이자도 한전이 대신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예산정책처는 한전이 지난 2019년 인식한 이 사업에 대한 자산손상 금액 4692억원 외에도, 추가적인 충당부채 2769억원의 확정부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헐값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임에도 한전은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손해를 보고 매각을 할 경우 기후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해 실패한 해외 광산 투자로 지탄을 받을게 뻔하고 다른 방안을 마련하려 해도 금융부채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호주 바이롱 석탄 광산 사업의 향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다양한 방향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환경단체 측은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을 해나가는 상황에서 현지 법원의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호주 환경단체 환경법률센터(EDO)와 국내 기후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은 한전 측에 바이롱 석탄 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바이롱 석탄 광산 사업은 한전이 마지막으로 갖고 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다. 한전은 2016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공기업·공공기관 기능 조정 계획에 따라 호주 바이롱 광산을 제외한 해외 광구 지분을 자회사에 모두 이전했다. 바이롱 광산사업은 발전 5사에 각각 2%씩만 넘겨 한전이 9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